세아제강 제치고 등극
미수출 OCTG 할당량
양사 11만7천t 배정 받아
美시장 쟁탈전 치열해져

국내 강관 1위 업체인 세아제강이 유정용강관(OCTG) 대미 수출 1위 자리를 넥스틸에 내줬다.

세아제강은 미국의 철강 쿼터제(수출물량 제한) 시행으로 올해 미국에 수출해야 하는 OCTG 할당량을 넥스틸과 똑같은 11만7천t을 배정받았다. 넥스틸은 지난해 국내 강관업체 가운데 OCTG를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강협회는 최근 3년 평균 미국 수출량의 70%를 회원사들에게 분배하는 ‘철강 수출 쿼터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는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통해 미국이 한국산 수입 철강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수입물량을 제한하기로 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한미FTA 개정 협상에 따른 강관 전체 수출쿼터는 102만6천246t인데, 이 가운데 OCTG는 46.1%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국내 OCTG 업체의 올해 미국 수출량도 50% 이상 줄어든 47만t으로 줄었다.

이번 조치로 세아제강은 올해 미국 수출량 11만7천t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 2015년 이후 세아제강의 연평균 수출량인 20만t의 57% 수준에 불과하다. OCTG 가격이 t당 140만 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매출로 환산할 경우 지난해 2천800억원에서 올해는 1천514억원으로 1천300억원 가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무엇보다 세아제강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은 넥스틸과 동일한 물량을 배정받은 점이다.

넥스틸은 세아제강과 같은 11만7천t을 배정받아 국내 9개 강관업체 가운데 최고의 협상력을 과시했다. 이밖에 현대제철 8만9천t, 휴스틸 6만5천t, 일진제강 3만t, 아주베스틸 1만8천t, 금강공업 1만t 등 총 47만3천t이 할당됐다. 올해초부터 부분 가동을 하며 미국에 수출해 온 아주베스틸이 1만8천t을 배정받은 점이 주목된다.

넥스틸이 세아제강과 동일한 할당량을 배정받게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해 OCTG 대미 수출 1위 업체라는 프리미엄과 막후 전략이 주효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넥스틸은 30여년간 강관 생산을 해오면서 남다른 기술력으로 미국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국내 생산라인의 90%를 해외 판매용으로 가동한 결과 2010년을 기점으로 대미 수출액이 2천억원대를 넘어섰다. 총 자산규모도 3천억원 수준까지 커졌다.

다만 아쉬운 것은 대미 수출량이 많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로부터 과도한 견제를 받고 있는 점이다. 최근 2~3년간 미국 정부는 넥스틸에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연달아 매겨왔고 그 결과 넥스틸의 영업이익은 100억원 초반대에 머물러있다.

미국 상무부가 2014년 7월 국내 강관업체들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면서 넥스틸에 9.89%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이후 미 상무부는 지난해 4월 1차연도(2014~2015년)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넥스틸에 대한 관세율을 24.92%로 올렸고 유정용강관 수출 2위인 세아제강엔 2.76%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넥스틸에 과도한 제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압박을 견디지 못한 넥스틸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유정용강관 생산공장을 신설했고, 연내 완공되며 생산능력도 최소 15만t이다.

OCTG 미국 수출을 놓고 세아제강과 넥스틸의 1위 자리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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