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인 2일 남부 내륙지방에 올 들어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대구와 청도, 영천, 경산, 구미 등 12개 시군이 포함됐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내린다. 이날 대구 등지는 낮 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갔다. 주말에는 일찍 찾아온 더위를 피하기 위해 전국 유명 해수욕장과 계곡, 축제장 등으로 관광객이 몰렸고, 시내 쉼터 등에도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더 더울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하고 있다. 지난달 기상청이 밝힌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 6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6월과 7월은 기온변화가 크고 가끔 많은 비도 내릴 것이라 했다. 또 8월도 더운 날이 많아 올 여름은 매우 무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 예보했다.

이처럼 올 여름이 예년보다 더 무더울 것이란 예보가 있자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 주민들은 벌써부터 여름나기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좁은 방안에 선풍기만 달랑 안고 지낼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올해도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폭염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폭염 대응 종합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관리도 포함돼 있으나 실효성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올해 대구시가 준비한 폭염 대책도 지난해와 대략 비슷하다. 폭염취약 계층 건강보호와 무더위 쉼터 운영, 도심온도 저감시설 가동, 도심야영장 운영, 횡단보도 주변 그늘막 설치, 살수차를 이용한 물뿌리기 등이다. 획기적 폭염 대책이 쉽지는 않으나 실효성 있는 정책 중심으로 바꿔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도심 내 폭염발생의 근본적 원인인 산업단지와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인공열에 대한 대응책은 여전히 연구과제다. 종전보다 좀 더 획기적이고 근본적 방안 마련이 있어야 하는 이유도 이런데 있다.

대구는 여름철 더위가 다른 도시보다 심해 ‘대프리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한 여름을 지내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노약자도 많다. 내륙 도시의 특성상 도심에서 발생한 열기가 잘 빠져나가지 못해 덥다는 분석도 있으나 더위를 이겨 낼 근본책이 있어야 한다.

도심 녹색공간 확보가 대안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는 일찍이 나무를 많이 심어 푸른 숲의 도시라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더 많은 공원조성과 나무심기로 도시의 환경을 바꿔나가야 한다. 여름철 식중독 사고를 잘 예방하는 것도 여름철을 잘 나는 하나의 방법이다. 여름철일수록 보건당국의 활약이 더 필요한 이유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여름철(6~8월)에 발생한 병원성대장균 식중독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보건당국의 지속적 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 올 여름 폭염에 대비하는 행정당국의 신속하고 지혜로운 대응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