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를 50년만에 선진국 대열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누가 뭐래도 교육이다. 우리 국민의 교육에 대한 열의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오늘날 한국을 일으키게 한 힘이 된 것이다.

6·25 전쟁 직후 우리나라는 전란으로 대부분의 건물이 불에 타거나 폭격으로 부서졌다. 학교시설도 마찬가지였다. 전쟁 직후 우리의 학교는 부서진 건물이 보수되고 새로 지어질 때까지 야외수업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의자가 없어 가마니를 바닥에 깔았다. 그런데도 학교마다 학생 수는 넘쳐났다. 2부제 수업은 물론 심지어 3부제 수업도 했다. 서울 한 초등학교의 한 학급 학생 수가 100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당시 상황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률 세계 1등 국가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고등교육 및 고교 이수율 등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전쟁 직후의 교육환경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고등교육 국가로 바뀌었다. 치맛바람 등 극성적인 교육열이 긍정적 효과도 냈으나 학벌중시 풍조의 사회란 나쁜 결과도 만들었다. 학력이나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바람에 학생이 입시지옥으로 내몰렸다. 학벌중시로 인한 불평등 사회도 논란으로 등장했다.

영국의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의 과잉 교육열이 되레 청년 실업률을 유발했다는 비판적 기사를 썼다. 물론 정부의 잘못된 대학정책이 이를 부추겼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고학력 사회가 고학력층을 단순 육체노동자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2018년 세계 대학 논문 평가에서 서울대가 편수에서 세계 9위를 했으나 우수논문 평가에서는 603위로 밀려났다고 한다. 논문 양에서는 상위권이지만 우수논문 평가에서는 중하위권이란 해석이다. 오히려 편수에서 100위권에도 진입 못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우수 논문 평가에서 국내서는 유일하게 52위로, 100위권에 랭커됐다.

전쟁의 폐허에서 나라를 일으켜 세웠던 우리 국민의 교육열, 이제는 양보다 질로서 본때를 보여줄 때가 됐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