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인상 조짐이 나타나더니 올 상반기 내내 물가불안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기름 값마저 국제유가 급등을 이유로 두 달 가까이 치솟아 서민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더위와 함께 등장한 냉면가격이 올 들어 1만 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생각한 점심값이 작년보다는 1천∼2천 원 정도 올랐다는 분위기다. 조만간 점심값 1만 원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이다. 외식물가 상승이 가파르다는 얘기로 들린다. 또 서민들의 일상인 밥상물가도 각종 재료비의 인상 등으로 크게 올랐다.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의 마음이 한층 무거워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통해 양극화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으나 올 1분기 소득분배 지표에서 나타난 자료에서는 양극화가 오히려 더 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이 원인이라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경제 전문가들은 과도한 임금인상으로 서민층의 일자리가 되레 줄어들면서 하위계층과 상위계층 간의 소득격차가 커진 것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소득 구조에서 서민물가의 상승은 실질소득이 줄어든 서민층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은 뻔 한 이치다. 소득은 줄고 물가는 오르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이 요즘 서민경제의 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다소비 가공식품 30개의 판매가격이 1년 사이 크게 올랐다. 콜라가 11.9%로 가장 많이 올랐고 즉석김밥(8.1%0, 설탕(6.8%), 어묵(5.8%), 카레(4.3%), 컵라면(2.2%) 등이 올랐다. 소비자원은 전년 동월에 비해 김밥(5.9%), 자장면(4%), 삼겹살(3.5%), 비빔밥(3.5%), 칼국수(3,2%) 등 외식물가도 올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서민층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정부당국의 발표보다 훨씬 높다. 직장인의 발인 출퇴근 차량의 운행비만 해도 그렇다. 종전에는 한 달에 4차례 정도 주유로 가능했으나 요즘은 5~6회 정도로 횟수가 늘어났다.

물가가 좀 올라도 소득이 그 이상 오르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지역에는 경기마저 좋지 않아 월급이 크게 오를 것 같지도 않아 걱정이다. 자영업자들도 불경기로 인해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당국의 물가에 대한 대응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6·13 지방선거 분위기에 휩싸여서 인지 그 흔한 물가대책 회의도 잘 열리지 않는 모양이다. 최저임금이 영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당국의 물가관리에 대한 안이한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