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진 노벨상은 학술 연구자이면 누구나가 염원하는 상이다. 상의 권위가 세계 최고인데다, 수상자의 치적이나 공로의 우수성이 이보다 더 확실하게 입증되는 상은 지구상에 없다. 물리학, 화학, 경제학, 문학 등 6개 분야에 걸쳐 수여되는 이 상은 메달과 함께 지급되는 상금 규모도 한화로 약 13억 원 정도에 달한다.

세계적 학술 연구자를 대상으로 수여하는 노벨상도 일종의 연구를 권장하는 장학제도의 하나다. 설립자 노벨의 유언처럼 인류의 복지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학술연구를 촉진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장학금(奬學金)은 본래 두 가지 목적으로 출발했다. 성적은 우수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재정적 지원을 주기 위한 것이 첫 번째다. 또 하나는 학문의 연구를 돕기 위해 연구자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의 장학제도는 초창기에는 성적이 좋아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성적 중심제가 대세였다.

그러나 국가 경제가 성장하면서 장학제도는 성적보다는 복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경제적으로 윤택한 학생에게 굳이 장학금을 지불해야 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그보다 학업의 기회를 평등하게 준다는 의미에서 복지적 성격의 장학금 운용 방법이 주목을 받았다. 미국 등 서구도 ‘니드 베이스(need based)’란 말처럼 필요한 학생에게 소중한 돈을 전달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2009년 한국장학재단이 설립되면서 우리의 장학제도는 과거보다 훨씬 폭넓게 운영되고 있다.

“세상은 넓고 장학금은 많다”는 말처럼 돈이 없어 학업을 포기한다는 말은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적합지 않는 일이 됐다. 취업마일리지 장학금, 건강관리 장학금, 고시반 장학금 등 학교와 기관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장학금이 쏟아져 나온다. 보건의료 특성화 대학인 A대학은 6개월 간 금연에 성공한 대학생에게 금연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올해가 벌써 5년 째다. 과거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장학금이 흡사 신상품처럼 등장한다. 꿩 먹고 알 먹는 장학금 시대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