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전무 “자신감 고취 성과”

▲ 2018 러시아 월드컵을 2주 가량 앞둔 3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We, The Reds! 서울광장 풋볼 위크(Football Week)’ 행사의 하나로 열린 교보축구캠프에서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원한 캡틴’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온두라스와 평가전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의미 있었던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홍명보 전무는 30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어린이 축구 강습 행사에 참가한 뒤 취재진과 만나 “주변에선 온두라스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며 경기 결과(2-0 승리)를 낮게 평가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라며 “대표팀 선수들이 자신감을 느끼게 됐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였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지난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손흥민(토트넘)과 문선민(인천)의 연속골로 2-0 완승했다.

대표팀은 승리했지만, 일부 축구팬들은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표팀이 잘해서 승리한 것이 아니라, 온두라스 대표팀이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쳐 승리할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런 가운데 홍명보 전무는 “강팀과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출발점에서 자신감을 찾게 됐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경기였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무는 4강 진출에 성공했던 2002년 한일월드컵의 경험을 곱씹기도 했다.

그는 “당시 선수들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가진 잉글랜드,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자신감을 느끼게 됐다”라며 “월드컵에선 이런 전환점이 필요하다. 온두라스 전은 후배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은 세 차례 평가전도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임해야 한다”라며 “선수들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월드컵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전무는 선수로 오랜 기간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선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이번엔 축구협회 실무분야의 수장으로서 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월드컵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보 전무는 마지막으로 “현재 한국 축구는 위기를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이번 월드컵 때 좋은 모습을 보여 국민께 희망을 드리고 신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또 다른 4강 신화의 주인공, 이운재 수원 삼성 코치도 말을 보탰다.

이 코치는 “골키퍼가 실수하면 팀은 자멸한다”라며 “후배들이 손으로 못 막으면몸으로라도 막는다는 심정으로 월드컵에 출전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 실수가 나오더라도 절대 기죽으면 안 된다. 골키퍼가 흔들리면 경기는 끝난다”라고 덧붙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되는 김승규(빗셀 고배)에 관해서는 “이젠 본인이 뭘 해야 할지 알기 때문에, 4년 전보다 더 떨릴 것”이라며 “압박감을 이겨내는 건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 자신이 잘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운재 코치 역시 2002년 한일월드컵 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독일과 4강전에서 미하엘 발라크에게 득점을 허용해 0-1로 석패한 것이 아직도 생각난다”라며 “독일과 16년 만에 만나게 됐는데, 선수들 모두 자신 있게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