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bR>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여러분은 형무소에 오셨습니다”

학회 참가자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하셀트 대학 총장의 개회사였다.

작지만 강한 나라 강소국의 대표적 국가인 벨기에 하셀트 대학에서 지난 24일 학회가 열렸다.

나토와 유럽연합의 본부가 있는 유럽의 수도 브뤼셀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하셀트라는 인구 7만명의 교육도시 하셀트에 있는 대학인 하셀트 대학은 죄수들의 형무소를 대학으로 개조한 대학이다. 100년도 넘었을 허름한 형무소 문도 그대로 놓아두고 형무소 구조도 그대로이다. 죄수들이 쓰던 조그만 방은 학생들의 공부방으로 개조되었고 죄수들이 운동을 하던 마당은 정원으로, 그리고 죄수들의 식당도 개조하여 학생, 교수들의 식당으로 쓰고 있었다.

“화장실은 어디죠?”라는 물음에 안내하던 교수는 “화장실은 옛날 죄수처럼 각자 요강을 사용해야 하죠”라고 조크를 하였다. 화장실이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낄 정도로 아주 흥미로운 캠퍼스 모습이었다.

대학 안을 들여다 보면 과거에 형무소였다는 것을 금새 알아차릴 수가 있을 정도로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로 한국보다 훨씬 잘사는 나라 벨기에의 한 명문대학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하셀트 대학은 지역에 고정하고 뚜렷한 국제적인 방향을 가지고 있는 독립적인 혁신 대학이다. 대학은 혁신과 기업가정신 교육의 우수성, 최고 연구 선봉 분야에서 활성적인 참여를 하고 있다.

전반적인 목표는 경제적, 사회적 관련성과 학문적 우수성을 결합하는 것이다.

대학은 참여를 확대해 모든 재능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역동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하기 위해 학생들과 교직원을 고무하고 있다. 하셀트 대학은 연구 주도의 높은 교육 수준과 평생 고용 능력의 통합을 특징으로 매력적인 학부, 대학원 및 박사 과정 프로그램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하셀트 대학의 연구 기관은 기초를 결합하고 지역 및 국제 산업, 조직 계약 연구를 포함하여 응용 연구·전체 직원 기술 이전 사무소는 연구 결과의 재평가에 대한 책임과 연간 여러 스핀오프 회사를 시작으로 우위를 한다. 하셀트 대학은 광범위한 국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플랑드르와 네덜란드 대학과의 공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학문적으로, 사회적으로 이토록 리더적 역할을 하는 현대화된 하셀트 대학의 캠퍼스 모습은 정말 신기할 정도로 전통적이었다.

거리로 나가 보았다.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옛날 전화, 옛날 가구, 옛 생활용구, 심지어 구식 레코드판 등등. 전통적인 옛 것을 들고 나와 서로 물물교환도 하고 팔고 있었다.

거리는 평온하고 사람들의 얼굴은 평온하였다. 한국의 중소도시들과 너무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천박한 현대화’.

한국 중소도시들의 모습은 대도시를 닮으려는 천박한 현대화로 표현된다. 옛 것은 모두 파괴되고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철근 콘크리크 건물과 도로, 그리고 성냥곽 같은 주상복합이라는 아파트들.

최근 부숴진 포항역, 포항시청 건물이 떠올랐다.

형무소에서 공부하면서 옛 것을 소중히 여기는 잘사는 나라 벨기에와 천박한 현대화로 대변되는 한국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떠올랐다.

“이제 여러분은 형무소에서 석방되었습니다”(Now, you are released from jail) 이라고 폐회식에서 또 한번 하셀트 총장은 참석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