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연평균 200례 실시
지역병원 한계 넘는 ‘쾌거’
24시간 전문의 대기
위급 뇌졸중 환자도
1시간내 수술실 입실 가능

▲ 에스포항병원이 ‘뇌동맥류’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에스포항병원 제공
#사례1. 최근 포항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은 식사 후 갑자기 발생한 심한 두통으로 에스포항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시급히 검사한 결과 원인은 다발성 뇌동맥류(꽈리) 파열에 의한 뇌지주막하출혈.

병원에서는 응급으로 뇌혈관 조영술을 진행함과 동시에 백금 코일로 뇌동맥류를 막는 코일색전술을 실시해 급한 불을 끈후, 나머지 3개의 뇌동맥류 또한 클립결찰술로 수술했다.

이후 이 여성 환자는 회복을 통해 현재는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 어느 순간 발병하기 때문에 미리 발견하는 것이 큰 행운으로 여겨지는 뇌동맥류.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혹 같이 툭 튀어나온 것을 말하는 뇌동맥류는 ‘뇌졸중’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발병하면 30∼40%가 사망하거나 후유장애가 남는 무서운 병이다.

이것이 터지면 뇌지주막하출혈이 되고 이 중에서도 큰 동맥이 서서히 부풀다가 갑자기 터지면 매우 심각한 뇌출혈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2만5천713명이던 관련 환자는 지난해 7만828명으로 약 2.7배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

하지만, 이런 뇌동맥류를 진단하고 치료받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뇌동맥류 자체는 부풀어오른 꽈리를 클립으로 묶어 주는 ‘클립결찰술’과 꽈리 안을 백금코일로 채워 넣는 ‘코일결찰술’로 치료할 수 있는데, 이 중 머리를 여는 수술(개두술)로 진행되는 클립결찰술이 신경외과 수술 중에서도 최고난이도 수술로 통하기 때문.

즉, 충분한 임상 경험을 갖춘 인력과 장비 등이 필요해 과거에는 대부분 대학병원에서만 이를 실시했었다.

이런 가운데 경북에서는 에스포항병원이 뇌동맥류 수술 2천례를 달성할 정도로 뇌동맥류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 독보적 위치에 서 있다.

뇌동맥류 치료를 받는 것이 행운이라면 지역에 이런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있는 것 또한 큰 행운.

지난 2008년 개원 이래 현재까지 10년간 연평균 200례의 뇌동맥류 수술을 실시한 에스포항병원은 이달 뇌동맥류 수술 2천례를 넘겼다.

2천례라는 수술 건수는 지역에 있는 중소 병원이 달성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수치다. 실제로 대구 한 대학병원이 2001년부터 2017년까지 16년간 뇌동맥류 수술 약 2천200례를 실시했으며, 부산의 한 대학병원도 10년간 약 2천례를 실시했다.

이에 견주어 볼 때 에스포항병원의 뇌동맥류 수술 2천례 달성은 지역 병원의 한계를 뛰어넘는 쾌거라 할 수 있다.

이번에 2천번째 뇌동맥류 수술을 집도한 강연구 뇌·혈관 병원장은 “뇌동맥류 수술 2천례를 달성할 만큼의 풍부한 임상경험으로 뇌동맥류 환자의 가족력, 뇌동맥류의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 치료하고 있다”며 “또한 응급실에서 24시간 신경외과, 신경과 등의 전문의가 당직을 서고 있어 상태가 위급한 뇌졸중 환자도 1시간 내에 수술실 입실이 가능해 빠르고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포항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전국의 단 3곳뿐인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경북 최다수 신경외과 전문의(11명)가 재직하고 있으며 24시간 365일 응급실에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응급뇌수술과 응급심장수술이 가능, 경북 동해안 지역민들이 언제라도 믿고 찾을 수 있는 종합병원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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