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음식물쓰레기 대낮 수거로 통행 불편 등 초래
주민들 “야간·새벽시간대 수거한다면 문제점 줄어들 것”
1인 가구 많은 원룸촌 등선 ‘소용량 규격 통’ 설치 희망

▲ 포항시 북구 장량동에 버려진 음식물쓰레기. 이 음식물쓰레기들은 일반비닐봉투에 담겨져 있는 것은 물론, 길고양이 등에게 쉽게 찢겨져 나가 악취 등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포항시의 음식물 쓰레기 수거 행정에 개선이 필요하다.

수거시간은 물론이고, 규격 통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감시로 통을 분실하거나 몰래 음식물쓰레기를 타인의 음식물쓰레기통에 집어 넣는 등의 사항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음식물쓰레기 종량기(RFID)에 대해서도 소형화를 통해 사각지대인 원룸촌 등에도 설치·확대하고 기존 종량기에 대한 관리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포항시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는 지난 2001년 12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흥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이뤄졌다. 이어 2002년 12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공동주택으로 사업이 1차 확대됐고 2004년 12월부터 시내 전지역으로 활성화됐다.

이에 따라 남구는 월·수·금요일, 북구(남구 송도동 포함)는 화·목·토요일에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한다. 하지만 일반쓰레기와 마찬가지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시간도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출근시간과 겹쳐 미관을 저해하거나 쓰레기 수거 차량으로 인한 통행 불편을 겪는 등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지난 2016년 1월부터 규격 통에 버리도록 지정됐으나 여전히 비닐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종량제 봉투에 혼입해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울시 중랑구청의 음식물 쓰레기 수거시간은 일반주택·점포에 오후 6시∼8시, 가로변주택·점포에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1시다.

포항대학교에 재학중인 권모(22·여)씨는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 음식물쓰레기들이 일반봉투에 담겨져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봉투가 찢겨져 내용물이 밖으로 새어나와 악취가 진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권씨는 “이렇게 음식물쓰레기 수거가 미흡한 것은 수거시간과도 연관이 있다”며 “야간과 이른 새벽시간 대에 쓰레기가 치워진다면 출근시간 이후 대낮에 이런 문제점이 줄어들 것”이라고 제안했다.

소용량 음식물 쓰레기 규격 통도 필요하다.

‘1인 가구화’가 가장 뚜렷히 보이는 원룸촌 등에는 하루하루 음식물쓰레기 처리와 씨름을 벌인다.

강모(33·장량동)씨는 “음식물 쓰레기 규격 통의 최소 용량이 5ℓ이다”며 “혼자 집에서 식사를 한 후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가 곤란해 화장실 양변기에다 그냥 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동대에 재학 중인 이모(23)씨도 “날마다 나오는 소량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난감할 때가 많다”며 “이 때문에 외식을 주로 하지만 밥값이 많이 드는 부담이 생긴다”고 했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기(RFID)의 설치도 보완이 시급하다.

실제 서울시 중랑구청의 경우, 지난 2014년 종량기를 최초 설치한 이래로 지금까지 혁혁한 음식물 쓰레기 감량에 성공했다.

2014년 25대, 2015년 620대, 2016년 69대 2017년 24대, 2018년 26대 등 총 764대가 설치돼 있다.

이에 따른 중랑구의 음식물쓰레기 발생량도 2014년 3만5000t, 2015년 3만2천460t, 2016년 3만t, 2017년 2만9천258t으로 해마다 최고 7%에 달하는 감량률을 보이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기가 버리는 쓰레기 양만큼 비용을 계산해 부과한다는 점과 이로 인해 해당 가구들이 쓰레기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노력을 스스로 한다는 것이 중랑구청의 분석이다.

포항시는 2011년 환경부 공모사업 선정에 의거해 전국 최초로 종량기 설치에 나섰지만 설치 대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다.

시는 지난 2012년에 국비 5억, 도비 4억, 시비 10억을 투입해 1천200대의 종량기를 200세대 이상 공동주택 중 희망하는 곳에 설치했다.

하지만 노후장비 철거 및 교체와 규격 통을 사용하는 기존의 스티커밴드제로 회귀하는 등으로 현재 대수는 1천80대에 불과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종량기에 대해 유지보수 및 관리하는 것에 비용이 상당하다”며 “현재 단순개량장비인 RFID식 종량기 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기기자체처리 및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장비(미생물처리 또는 건조처리 방식)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원룸촌 등에 소형화된 종량기 설치에 대해서는 행정력이 분산되는 경우가 많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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