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내세워 표심잡기 뿐
차별화된 교육 공약은 뒷전
관심끌기 ‘성공’·현실 ‘냉랭’

경북교육감 후보들이 이합집산이 거듭되고 있다. 교육감 선거에 무관심했던 유권자들의 관심 끌기에는 성공할지 몰라도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고 있다. 100년 대계를 기획하는 교육감선거에서 교육철학이나 차별화된 공약 설명은 뒷전인채 정치공학이 판치고 있는 현실에 부정적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감 당선보다는 출마한 후 일정 기간 선거운동을 하다, 힘에 부칠 경우 적당한 후보를 밀어주면서 중도 사퇴하는 후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경북교육감 후보에는 안상섭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이경희 전 포항교육장, 임종식 전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 이찬교 경북 친환경 무상급식추진운동본부 상임대표, 권전탁 전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 등 5명이 초반 선거전을 이끌었다. 장규열 한동대 교수, 김정수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 등이 뒤이어 출마했고, 이번 달 들어 문경구 인성교육문화진흥원 원장이 합류해 총 8명으로 후보군이 크게 늘어났다.

이들 후보들은 나름대로 표밭갈이를 하다 장규열 한동대 교수가 지난 24일 임종식 후보를 지지를 선언하고, 교육감 예비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앞서 김정수 후보도 지난 4월 말경 안상섭 후보를 지지하고 예비후보에서 물러났다. 권전탁 후보는 임종식 후보와 여론조사를 통해 지난 3월 중순 임종식 후보로 단일화하기도 했다. 난립하던 후보군은 3명이 사퇴하고 5명이 남아 있는 상태다. 후보 중도사퇴비율이 37.5%에 이른다.

후보들간의 합종연횡이 선거에 어떤 효과를 낼지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단일화 이후 생각만큼 뜨지 않고 있다.

우선 이합집산에서 가장 효과를 본 후보는 임종식 후보로 꼽힌다. 그는 우선 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 출신인 권전탁 후보를 여론조사로 꺾고 1차 단일화에 성공한 후 이번에 장규열 한동대 교수마저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2차 단일화에 성공했다.

이렇듯 외형적인 확장에도 불구하고 단일화가 생각만큼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난적으로 꼽힌 권전탁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지만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선두권에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종식 후보측은 “1차단일화 시기가 3월이라 선거가 많이 남아 있었고, 또 단일화 이후 권 후보측 인사들을 끌어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번에는 중도 진보를 내세운 장규열 후보와의 단일화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정수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낸 안상섭 후보는 선두권을 끝까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여론조사로 오차범위 내지만 선두권을 고수하고 있는 안 후보는 지난 2014년 교육감선거에 출마한 후 그동안 꾸준히 지역 정치권과 연계하는 등 노력을 계속해왔고, 앞으로 또다른 후보와도 단일화를 통해 교육감을 쟁취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후보들간의 이합집산이 이어지자 중도사퇴한 후보들에 대한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자질과 인물을 떠나, 뚜렷한 교육철학과 공약을 바탕으로 선거에서 완주할 자신도 없으면서, 출마한 후 적당한 후보와 ‘밀당’을 거쳐 사퇴하는 것은 결국 유권자들에 대한 배신이라는 지적이다.

단일화를 찬성하는 입장인 후보 진영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표심을 모으는데 한계를 느낀 일부 후보들이 마음이 맞는 후보를 선택한 것”이라며 “후보자로서는 한 표가 아쉬운 실정인 만큼 단일후보가 돼 보다 안전하게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으로 봐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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