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맥스선더훈련에 트집
김계관 “북미회담 재고려”
비핵화에 영향 줄지 ‘촉각’

북한이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하자 청와대는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관련기사 3면>

청와대는 이날 새벽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맥스선더’(Max Thunder)를 비난하고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히자 신속히 관계 부처와의 회의를 소집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상황이 발생한 다음 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외교·국방 등 관련 부처와 전화통화를 하는 등 긴밀히 (대응을)논의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로서는 당장 북한이 어떤 이유로 고위급회담 연기를 통보했는지 알아내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어서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게 우선”이라며 “북한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청와대는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에서 밝힌 것처럼 맥스선더 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국회 강연 및 저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원인일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대해서도 일체 대답하지 않았다. 북한의 의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가 설익은 견해를 밝히면 이제 막 자리잡아가는 남북 간 신뢰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북한이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무르익은 평화 분위기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올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수 있다. 또 북미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나 성과를 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문 대통령이 지금까지 끌어온 한반도 비핵화 진전도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청와대 참모들은 오전 현안점검회의에서 ‘신중 대처’와 함께 극단적 비관론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이나 비핵화 프로세스에 미칠 영향 등을 주시한다”면서도 “일을 하다 보면 비도 오고 눈도 오는 것 아니겠는갚라고 말했다.

한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자신들의 일방적인 핵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으며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제1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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