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동해안 교통허브 중심이 되다
⑶ 2023년 개통 ‘포항∼영덕 고속도로’

▲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리∼영덕군 남정면 부흥리 6.32㎞ 연장에 이르는 포항∼영덕 고속도로 3공구 공사현장 모습. /포항시 제공
▲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리∼영덕군 남정면 부흥리 6.32㎞ 연장에 이르는 포항∼영덕 고속도로 3공구 공사현장 모습. /포항시 제공

“동해선 철도 개통 소식을 듣고 30년 만에 기차여행을 하게 됐다. 기차를 타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지역발전에 기대가 크다”

지난 2월, 동해선 철도의 포항∼영덕 구간의 개통을 맞은 영덕주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이다.

동해선 철도는 경북 포항과 강원도 삼척을 연결하는 길이 165.8㎞의 철로를 말한다. 이번에 개통한 포항∼영덕 구간은 경북의 동해안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유사 이래 최초의 철도로 포항∼월포∼장사∼강구∼영덕 구간을 하루 7차례 왕복 운행한다.

포항역에서 KTX로 환승할 수 있고, 대구선, 동해남부선 열차도 탈 수 있어서 경북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 충청, 경남에서도 접근이 쉬워졌다. 동해선 철도 전구간은 오는 2020년에 개통될 예정이다.

이렇듯 경북 동해안을 가로지르는 길이 처음 열렸다. 산업도시이자 관광도시인 포항과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 속초부터 강릉, 동해, 삼척까지 이어지는 강원도 대표 관광지 등 동해안의 다른 지역은 오래전부터 고속도로나 철로가 잇고 있었지만 유독 경북 동해안에는 고속도로나 철로가 없었다.

이 때문에 국도가 아니면 닿을 수 없는 오지 같은 곳이 경북 동해안이었다. 수도권에서 가장 먼 여행지도 단연 이 지역이긴 마찬가지. 경북 동해안 주민이나 국내 여행자들이 동해선 철도의 개통을 반기는 이유이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이유에서 포항~영덕 고속도로에 지역민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포항 흥해읍 곡강리서 영덕 강구면 상직리 30.9㎞ 구간
총사업비 1조2천853억 투입… 두 지역 24분 만에 주파
주말·휴가철 7번국도 만성적 정체 해소로 관광수요 기대

포항·영덕 단일생활권으로… ‘영일만대교’ 건설도 탄력받아
부산~울산~포항~영덕~울진~속초 거쳐 북한·러시아 연결
통일시대 대비 ‘꿈의 도로망’ 구축 위해 조기 건설 이뤄져야

□ 포항∼영덕 고속도로, 본격적인 동해안 교통 인프라 발전의 시작

포항시는 KTX와 고속도로, 공항, 항만 등 광역 교통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실제 인접지역 간의 왕래와 외지인들의 유입을 가능하게 하는 교통망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포항과 영덕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는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포항시 북구 흥해읍 곡강리에서 영덕군 강구면 상직리에 이르는 30.9㎞ 구간에 총사업비 1조2천853억원(국비 5천646억원, 도로공사 민자 7천207억원)을 들여 오는 2023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 포항  ~    영덕고속도로 주요 시설물
▲ 포항 ~ 영덕고속도로 주요 시설물

동해선 구간 개통에 이어 경북 동해안을 달리는 두 번째 길이 될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두 지역을 24분 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주말이나 휴가철이면 흥해지역을 중심으로 한 7번국도의 만성적인 정체 해소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영덕 간의 고속도로는 우선 낙후된 경북 동해안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가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관련해서 이미 영덕과 삼척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여러 사전 절차가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남북 7축의 동해안 종축노선을 확보함에 따라 고속도로 연계기능이 강화되고, 관광수요 등 개발여건 변화에 따른 교통수요의 대처와 지·정체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포항과 영덕, 이웃 아닌 한동네로

무엇보다 큰 효과는 역사·지리적으로 밀접한 포항과 영덕지역이 철도에 이어 고속도로가 연결되면 말 그대로 단일생활권이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영덕의 경우, 농수특산물이 포항을 비롯한 대도시 등으로 신속하게 운송되고, 의료·교육 등의 혜택을 편리하게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여가휴식을 위한 부산과 울산 등 대도시 주민들의 이동 등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영일만대교’ 건설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사업계획적정성 재검토 완료’ 등을 거쳐 현재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변경 승인’에 대한 검토를 기다리고 있는 ‘영일만대교’ 건설 사업은 올해 기본설계비로 국비 10억원을 확보해 사업 추진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영일만대교’가 완공되면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와 포항공항, 영일만항, 철강산업단지 등과의 접근성이 나아져 물류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되는 한편, 포항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총 4천5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 포항  ~   영덕 고속도로 위치도
▲ 포항 ~ 영덕 고속도로 위치도

□ 동해권역 관광·레저 등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기대

포항시는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를 비롯해 동해안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즉 부산을 시작으로 울산, 포항, 영덕, 울진, 삼척, 속초를 거쳐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꿈의 도로망’ 구축이 북방교류 실현을 위한 정부정책에 부합한다는 입장에서 조기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단절된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국토 U자형 균형개발은 물론, 동해권역 관광·레저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현재 공사가 한창인 동해안 고속도로들은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해권역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위한 과감한 투자지원이 절실하다”면서 “통일시대를 대비해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한 기반시설로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조속한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로를 비롯한 교통망은 지역을 연결하고 소통을 통해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전제조건 중 하나이다. 도로는 산업발전과 지역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일부의 반대에도 지난 1970년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우리나라가 농업중심에서 중공업시대로의 발판을 마련했던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사회기반시설(SOC) 구축을 위한 국가예산이 계속해서 축소되는 등 도로건설 사업은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현 정부가 균형발전을 국정기조로 삼은 만큼 도로시설 확충이야말로 균형발전과 지역경제를 살리는 전제조건인 만큼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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