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스승은 우러러보며, 존경하는 대상이었다. 그래서 교직은 꽤 오랫동안 대한민국 학생들의 희망직업 1위를 지키고 있다.

2016년 12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16진로교육현황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희망직업 1위는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학생 2만7천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초등학생의 9.6%, 중학생의 13.5%, 고등학생의 12%가 교사를 꼽았다. 특히 중·고교 학생들 사이에서 교사는 10년째 부동의 1위 희망직업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학생들이 평소 가장 많이 접하는 직업이라 친숙하기도 하고, 1990년대 외환위기와 2000년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직업 안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선호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초등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은 교사, 운동선수, 의사, 요리사, 경찰, 법조인의 순이었고, 중학생들은 교사, 경찰, 의사, 운동선수, 군인 순이었다. 고등학생들은 교사, 간호사, 생명과학자 및 연구원, 경찰, 군인 순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작 학교현장에선 희망직업 1위인 교사들의 교권침해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2017년 교권 침해 상담 건수는 508건으로, 10년 전인 2007년(204건)과 비교해 2.5배 증가했다.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건수는 해마다 느는 추세다. 2010년대 초반까지 200건대였던 상담 건수는 2012년 300건을 넘어섰고, 2016년엔 572건을 기록했다.

교권 침해 유형도 다양하다. 학부모에 의한 침해(267건)가 가장 많았고, 학교장 등 처분권자에 의한 침해(81건), 교직원에 의한 침해(77건),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60건) 순이었다.

특히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의 경우 교사에게 폭언·욕설(23건)을 하거나 수업을 방해(15건)하는 형태였고, 교사를 때리거나(10건) 성희롱(2건)하는 사례마저 있었다.

스승의 날(15일)을 지나며 스승에 대해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는 세태를 개탄하는 마음 금치 못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