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공단 18개사나 휴폐업
공장 건설 중 중단도 24곳
근로자 800여명 직장 떠나
경기부진에 채용도 급감
청년고용 악화 등 악순환

▲ 극심한 철강불황이 수년째 계속되면서 포항철강공단 내 휴·폐업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14일 오후 공장 매매 가로펼침막이 붙은 포항철강공단 3단지의 한 공장에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철강공단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극심한 철강불황이 수년째 계속되면서 포항철강공단 내 휴·폐업 업체가 늘어나고 있고 근로자수도 매년 급감하고 있다.

14일 포항철강관리공단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월말 현재까지 휴·폐업 업체는 18개사 19개 공장으로 조사됐다. 또 공장을 건설하다 중단한 곳도 24개 업체나 달해 전체적으로 40여곳 이상이 현재 가동을 중단하거나 문을 닫은 상태다.

근로자수도 급감했다.

지난 3월말 기준 공단내 근로자수는 총 1만4천489명(남 1만3천660명·여 829명)으로 지난 2017년 같은 달의 1만4천687명에 비해 198명이 줄었다. 더욱이 2016년 동월 대비 500명이나 감소해 최근 2년 동안 무려 800여명이 직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이 나아지기 보다는 갈수록 더욱 나빠지고 있는 점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14일 오전 포항철강공단 3단지내 J철강 정문. 3년째 철문이 굳게 닫힌 채 공장가동이 중단되고 있다. 현재 경매절차가 진행중이지만 매입자가 선뜻 나타나지 않고 있다. 워낙 철강경기가 나쁘다보니 공장을 내놓은 곳은 많지만 사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2단지의 또다른 D공장은 관리인의 손길이 닫지 않아 공장 곳곳에 녹이 슬어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공장내부의 기계도 녹슬어 고철로 변했다.

현재 휴·폐업 상태로 경매절차를 밟고 있는 공장은 18개사. 지난 2013년 10개 안팎에 불과했으나 5년새 무려 20여개사에 육박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문닫는 공장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공단 관계자의 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에 재직 중인 상용근로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천384명이 줄었다.

제조업 상용근로자 수는 앞서 지난해 3분기에는 전년 대비 2천300여 명, 4분기에는 9천200여 명이 감소한 바 있다. 업종 가운데에는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상용 근로자 수가 11분기 연속 감소했고, 자동차와 트레일러 제조업에 종사하는 상용 근로자는 1분기에 3천500여 명 줄었다. 제조업 상용근로자 감소에는 자동차와 조선업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이나 철강산업 부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는 곳은 극히 드물고 오히려 구조조정을 검토하겠다는 업체는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다보니 취업자보다 퇴직자가 더 많은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취업하기는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지난해 J업체 포항공장에서 근무할 생산현장직 3~5명을 채용하는데 응시자수가 무려 2천여명이나 몰리기도 했다.

또다른 S사의 경우 지난해 초 현장직 3명을 모집하는데 350여명이 응시해 1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P사의 경우 지난해 5월 고졸 출신 모집에 100대의 1의 경쟁률을 보였고, 공단 내 규모가 작은 또 다른 P사는 현장직 2명을 뽑는데 응시접수자가 100여명 가까이 몰렸다. 또 다른 B사의 경우 1명을 뽑는데 40~50명이 몰리기도 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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