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실험장 4개 갱도
23~25일 폭파 폐쇄 의식”
靑 “미래 핵개발 않겠다는
남북회담서의 약속 실천
싱가포르 6월 회담 앞서
두 지도자 신뢰 두터워져”

한반도 비핵화 스케줄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폐쇄 방침 발표와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개최 확정 등으로 한층 탄력을 받게됐다.

청와대는 13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23~25일 사이에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남북정상회담 때의 약속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두 나라 지도자들 사이의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여러 나라의 언론인을 초청한 것은 핵실험장 폐기를 국제 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풍계리 갱도를 폭파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여정의 축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발언들도 나오던데, 풍계리 4개 갱도를 모두 폭파하고 막아버린 뒤 인력을 다 철수시킨다는 것은 최소한 미래핵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4개 갱도 가운데 1번과 2번은 각각 1번·5번씩 핵실험을 하고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3번 갱도는 완벽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4번 갱도 역시 최근까지 굴착공사를 하며 핵실험장으로 사용하려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을 더 소형화하고 성능을 고도화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려면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런 실험을 더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발표한 공보에서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하는 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발표한 공보에서 “핵시험장을 폐기하는 의식은 5월 23일부터 25일 사이에 일기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며 “핵시험장 폐기는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키로 결정된 것도 북한의 북미정상회담에 임하는 자세가 자못 진지하다는 것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란 분석이다.

싱가포르가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결정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들이 고집해온 곳이라는 점이 가장 크게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여러가지 효과를 노려 평양 아니면 판문점을 고려했으나, 결국 미국 뜻을 수용한 모양새다. <관련기사 2면>

미국의 제안을 수용함으로써 이번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주고, 회담 전과 회담 때 북미 양국 간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얘기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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