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역단체장 9곳 이상 확보 목표
한국당은 TK 등 6곳… 일부 “희망사항”

6·13 지방선거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여야 정치권이 본격적인 선거체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이 선거판을 강타하면서 한동안 서울 및 영남권 사수에 나섰던 자유한국당의 추격전에 제동이 걸리는 대신 여풍(與風)이 점차 거세지는 등 여권이 문재인 정부의 고공행진 지지율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일단 민주당은 대구·경북(TK) 지역을 제외한 모든 광역단체장을 싹쓸할 수 있다는 ‘장밋빛’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대외적으로 광역단체장 17곳 중 최소 9곳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 삼고 있다. 집권 1년이 넘도록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여당의 지지율도 50%를 넘고 있다. TK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단순 지지율은 민주당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국당의 텃밭으로 분류됐던 부산·경남(PK)에서도 민주당 강세가 드러나는 분위기다.

특히 야권의 무기인‘정권 심판론’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에 묻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명운을 좌우할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경우 정권심판론은 더더욱 힘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기세를 몰아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정권을 교체해 ‘여소야대(與小野大)’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국정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 내 삶을 바꾸는 투표’를 지방선거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여론조사를 보면 TK 빼고는 패배할만한 지역이 없는 것 같다. 대구도 김부겸 카드가 성사됐다면 해볼 만했다”며“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도 경북 김천을 빼면 질만한 지역이 안 보인다”고 했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6곳의 광역단체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과거 대구·경북(TK)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6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을 평화쇼라고 비판하는 등 보수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 내 분위기는 정반대다. 드루킹 특검을 촉구하며 청와대와 민주당을 압박하며 대여공세를 통해 강한 제1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민주당의 조건 없는 드루킹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9일간 진행한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투쟁이 결국 특검수용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여공세 동력이 점차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당 지지율조차 올라오지 않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8~9일 전국 성인남녀 1천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표본오차 ±3.1%p·응답률 5.2%)를 살펴보면 민주당 56.9%은 반면 한국당은 17.5%에 불과했다. .

이런 상황 탓에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6석, 냉정하게 힘들다”“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비판적으로 말한다. TK지역 한 의원은 “정상회담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며“야당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예정된 여권의 호재를 막을 방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모든 관심이 회담에 올려있기 때문에 야권 후보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더구나 한국당으로서는 중앙 이슈를 최대한 죽여야 하는데,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움으로 인해 보수층이 떠나갈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TK지역 의원실 한 관계자는 “보수의 텃밭인 TK지역에서조차 보수층 지지자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TK광역단체장은 지킬지 몰라도 민주당 후보들이 TK지역에서 뿌리를 내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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