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책협의회 열었지만
의원들 정치색만 드러내
“힘 합쳐 예산 확보 나서야”

▲ 10일 오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의 미래를 위해 함께 뛰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졌다.

10일 ‘대구시와 지역 국회의원이 힘을 합쳐 내년도 국비 예산을 확보하자’며 시작했던 ‘대구시·지역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가 정치색만 나타내며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구시와 지역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2019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날 모두 발언에서 ‘지역 홀대론’을 둘러싼 정당 간의 공방이 벌어지면서 회의는 사실상 파행됐다. 특히, 대한애국당 조원진 공동대표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나가자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은 불만을 드러내며 회의장을 나가버리기도 했다.

대구시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분위기가 엉망인데,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었겠느냐”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발단은 대한애국당 조원진 공동대표였다. 조 공동대표는 “이상한 정권이 들어와서 이상한 나라가 됐다”며 “대구와 경북 인사는 참사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 쪽에서 대구·경북은 아예 뺀다는 소문이 있다”며 “이는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이런 정권은 처음 봤다”고 주장했다. 조 공동대표는 그러면서 “이 정권은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하면, 홍의락 의원처럼 듣기 싫어 한다”며 “이제 좀 할 말을 할 수 있는 대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이 “여·야마다 자기 입장과 주장이 있고 중앙정치 무대에는 여·야가 싸우기도 하지만 지역차원에서 지역문제와 관련해 힘을 합하고 지역의 이익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은 회의장을 퇴장한 뒤였다.

대구시는 이날 회의에서 △2019년 주요 국비사업 3조4천억여원 △대구공항 통합이전 건설 △물산업 진흥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국회의원 정책협의회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대변인 논평을 내고 “민주당 정부가 대구와 경북을 홀대하고 있다”며 홍의락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서 민주당 홍의락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등은 대구와 경북의 홀대론을 꺼내기도 했다.

홍 의원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이어 지금 정부에서도 대구와 경북이 예산 홀대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지역 경쟁력을 개발해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2019년의 제일 걱정은 다른 지역에 비해 대구와 경북의 예산이 정치적으로 홀대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큰 프로젝트를 못하게 되거나, 연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복지 예산은 늘어나는데, 지자체의 지역개발 사업 총량은 낮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힘들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힘을 합쳐서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박순원기자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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