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한시인·시조인 250명 참가

[안동] 조선시대 지방에서 유일하게 치른 대과(大科) 시험인 도산별과(陶山別科) 재현 행사가 10일 안동시 도산면 도산원에서 열렸다. 226년 전 정조 임금 특명으로 도산별과를 치른 음력 3월 25일에 맞춰 매년 별과가 치러진다.

당시 1만여 명의 유생들이 모여들었던 소나무 숲은 안동댐 건설로 수몰이 됐지만, 재현 행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시사단(試士壇)을 배경으로 재현됐다.

퇴계 선생 위패를 모신 상덕사에서 정조 임금이 선생을 흠모하며 올린 제사를 본뜬 고유제를 지내는 것으로 재현행사가 시작됐다. 임금이 직접 낸 문제를 밀봉한 어제통(御題筒)을 시험관에게 전달하는 파발 행렬도 선보였다.

시험관이 건네받은 어제통을 기둥에 내걸면 도산별과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리고 도포를 입고 유건을 쓴 응시자들이 도산서원 앞마당에 줄을 지어 앉아 2시간여 동안 시험을 봤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한시인 200여명과 시조인 50여명이 참가했다.

시 관계자는 “역사적 사실을 그려내는 만큼 오류가 없도록 최대한 문헌자료에 근거해 도산별과를 재현한다”며 “관람객 흥미를 더하기 위해 시대에 걸맞은 이야깃거리도 가미했다”고 밝혔다.

한편 안동시는 도산별과의 전통을 이어가며 서원이 지닌 인간 존엄의 정신과 생명존중의 가치를 잘 보여줌으로써 한국 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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