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내정자 승인 절차

▲ 김태오, 이경섭

DGB금융지주 회장은 누가 꿰찰까. 10일 심층면접을 치르는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과 김태오 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중 한 사람이 내정자로 탄생하게 된다.

이런 저런 자화자찬성 추천이 난무하지만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는지 여부에 지역민들은 무척 예민하다. 은행건전성 확보와 영업능력 등 지역경제의 혈맥을 뚫어줄 본연의 역할에 합당한 기준에 따른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느냐, 파벌주의가 다시 발호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시각이다.

두 사람 다 지역출신으로 금융권에 오래 몸담아 경영능력과 자질이 충분하고 각자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은행 내외부의 일반적인 평이다.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은 2001년 농협중앙회 인사팀장을 맡으면서 농·축협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인사잡음을 최소화했다. 이후 농협중앙회 부속실장, 농협중앙교육원장, 농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16년 약 2년간 NH농협은행장을 맡으면서 조선해운업과 관련된 부실채권을 한번에 정리하면서 순이익 580억 원의 실적을 냈다. 2017년에는 순이익 6천521억 원을 거두며 대규모 부실털어내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당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자”며 친필 편지로 직원들을 다독이기도 한 어려운 과정이었다.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시절에 옛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통합을 주도해 NH투자증권을 출범시킨 것도 업적으로 내세운다. 은행, 증권, 보험을 겸영하는 복합금융점포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등 비은행부문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다. 이는 DGB금융그룹이 추진하고 있으나 답보상태에 있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물론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도 거둘수 있다는 호평을 노리고 있다. 경북대 동문과 농협중앙회를 기반으로 정부 부처 및 금융당국에 풍부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전 행장은 시군금고 등 법인영업에서 대구은행과 늘 경쟁관계에 있는 농협 출신이어서 DGB금융 내부의 거부감이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경쟁 은행을 더 잘알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내놓는다.

김태오 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은 하나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장과 영남사업본부 부행장을 맡아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해봤던 경험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과 하나HSBC생명 사장 등을 역임해 실적이 부진한 DGB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강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하나은행이 뛰어난 특장점을 보여온 소매영업을 지역 밀착형으로 접목한다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가능성이 큰 것도 그에게 기대를 거는 대목이다. 하나은행은 국내 최초로 소규모 영업점을 통해 시장통을 비롯 찾아가는 영업으로 일대 바람을 일으킨 진원지다. 따라서 시군구금고 따내기 등 관변영업에 안주해온 내부 분위기에 일대 회오리 바람이 불 것이란 예상이다. 비효율적인 점포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금융 소비자를 찾아가는 영업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 비리, 비자금 조성, 수성구청 펀드손실 보전 의혹 등 잇단 악재로 어수선한 DGB금융그룹의 조직 안정화에 상당한 도움을 줄 소통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김 전 부사장은 DGB금융지주 임원추천위 위원 중 경북고 출신인 조해녕 전 시장, 서인덕 교수와 동문이라는 점이 양날의 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4년간 업무 공백이 있었다는 점도 그를 깎아내리려는 항목에 들어있다. 그의 영업능력이 과연 이런 감점 항목을 극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최종 후보 2인 모두 외부 인사로 각자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초박빙으로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DGB금융그룹 성장 비전 뿐 아니라 조직을 재정비할 수 있는 적임자가 최종 후보로 낙점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정자는 이달 말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DGB금융그룹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