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의 봉쇄수도원 가르멜 여자 수도원(원장 이마리아 수산나 수녀)이 새 수녀원을 짓고 오는 19일 오전 11시 봉헌식을 거행한다.

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은 1962년 고(故) 서정길 대주교의 초청으로 오스트리아 그라츠교구의 마리아첼 가르멜 여자 수도원에서 6명의 수녀가 파견돼 같은 해 9월 14일 개원했다. 수도자들은 56년 전인 그때 지은 건물에서 불편을 참고 봉쇄 수도생활을 이어왔다. 장마철에는 천장 여기저기서 새는 빗물로 애를 먹었고, 겨울에는 단열이 전혀 안 돼 추위와 싸워야 했다. 이에 수도 공동체는 새 수도원 건물을 짓기로 하고 2016년 9월 양계장과 창고를 허물어 198㎡(60평) 규모의 제병 공장을 가장 먼저 지었다. 이 제병 공장에 수도자들의 임시 거처를 마련한 다음 수도원 건물 전체를 철거했다.

수도원은 1만 여 명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대구시 남구 안지랑로 16길에 있던 낡은 수도원을 헐고 그 자리에 새 수도원을 건립했다. 지난 2016년 4월 18일 기공식을 한 뒤 2년 여 만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새 수도원은 지하 1층, 지상 2층 2902.73㎡ 규모로 55년 전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소속 알빈 슈미트 신부가 설계한 정방형(ㅁ)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건물은 수도원 규칙을 준수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설계됐으며 내진과 난방에 주안점을 뒀다. 수도원은 22개의 수방(修房)과 내·외부로 나뉜 성당, 수련실, 도서실 등을 갖췄다. 특히 제대와 감실, 격자 등 성당 내부 성물들은 역사성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그대로 재활용해 사용한다. 이날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거행될 봉헌식은 성당 상징물(열쇠) 봉헌과 성수축복, 도유예식 등으로 진행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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