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원 스님
천태종 포항 황해사 주지
“광명의 세상을 보고
자비의 삶 살 것” 당부

“남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게 인색할 때 스스로의 마음속에는 배려하는 자비의 마음이 생겨나고 보살행이 피어납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해 정토세상을 열어가는 불제자가 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9일 만난 천태종 포항 황해사 주지 도원<사진> 스님의 ‘수행’에 대한 원력은 확고했다.

스님은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우리의 근본 자리가 불성의 자리요, 우리 삶의 터전이 불국정토임을 알려주시기 위해서 였다”며 “우리는 하루 속히 무명을 깨우쳐 깨달음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스님은 “자신의 마음 자리를 한 번 더 들여다보면 지혜의 눈을 뜨고 광명의 세상을 볼 수 있다”면서 “이렇게 자기를 보고 나면 이웃도 보인다”며 자비의 삶을 살 것을 당부했다.

포항시 북구 양학로 126번길, 도심 속에 위치한 황해사는 올해 창건 48주년을 맞은 유서깊은 사찰이다. 전국 최초의 관세음보살 33응신 시현 사찰인 이 사찰은 경북 최고의 관음기도 도량으로 자리매김 했다. 매해 전통음식문화축제와 금강불교대학, 소외이웃에 쌀 보내기 등을 열어 시민과 신자들이 불교문화의 향기를 맛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올해 취임 2년째를 맞는 도원 스님은 “이곳에 응집된 지극한 신심을 사회와 더불어 나눌 수 있길 발원했고 그 뜻에 함께해 준 불자들이 있었기에 다양한 문화불사, 나눔실천이 가능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그동안의 활동이 이어지고 더욱 발전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발원했다.

지난 2년 동안 황해사의 신행 패턴을 190도 바꿨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해온 도원 스님은 “시대가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도 수행의 가치는 변함이 없다”며 “생명력과 활력이 넘치는 수행도량의 모습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진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신도회 간부마저도 어색해 했지만 2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각 지회와 신행단체들이 먼저 주위에 소외된 것을 살피고 어떤 나눔을 실천할 지 고민한다”며 “황해사 신도들의 이웃 사랑 정신이 2년 주지소임 중 가장 큰 보람”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황해사는 연등을 달고 관불식(灌佛式·아기부처를 목욕시키는 의식)에 쓸 탄생불을 마련하는 등 기념법회를 준비하는가 하면 시민들을 초청해 펼치는 전야축제와 포항불교사암연합회의 제등행렬에 참여할 신도들도 챙기고 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마지막 가르침이자 대승불교 최고의 경전으로 꼽히는 ‘법화경’을 친절하고 자상하게 풀어준다. 불교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부닥칠 수 있는 문제를 아주 적절하게 예로 들어서 바로 그 자리에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길을 보여 준다. “법화경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 그것은 바로 한 인간의 삶, 즉 생명이라고 가르칩니다. 동시에 한 인간의 생명 속에 갖춰진 불성(위버멘쉬)을 불러내어 현생(現生)의 몸으로 일생성불(一生成佛)을 이루어가라고 촉구합니다.”

도원 스님은 천태종 종의회 의장도 맡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스님은 법랍 45년이 넘은 대종사 대열에 들어가는 중장이다. 오랜 수행 끝에 나온 법문이어서인지 감동이 더해졌다.

스님은 “지구촌에 분쟁이 끊이지 않지만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가치는 평등과 평화, 자유입니다. 성스러운 종교의 힘을 빌려 악용하고 인권을 탄압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사랑과 자비뿐”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러한 난맥상을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화합과 공경으로 상생의 길을 찾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나를 버리고 이웃의 고통을 먼저 살피는 자리이타의 정신만이 사회와 국가의 안정과 평화를 이루고, 나아가 인류의 행복을 이루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불교의 목표인 깨달음과 열반과 해탈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정신이라는 도원 스님의 가르침이 중생들의 어머니 관음보살의 자애로운 모습과 함께 청정도량 황해사에 조용한 울림으로 내려앉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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