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형 렬

이 절벽 끝을 찾아와서 본 것은

바다가 내게 가르친 것은

세찬 파랑을 찍는 갈매기 한 마리

알 밴 양미리를 입에 물고

고개를 숙이고 떠오르는 두 날개

바닷물에 터진 알을 흘린다

타악, 탁, 아프게도 공기를 때린다

시인이 고향 바다로 돌아와 목격한 것은 바다 새의 생존을 위한 절실하고 차가운 풍경이다. 깎아지른 바다 기슭, 세찬 파랑을 찍고 먹이를 물고 날아오르는 갈매기의 모습에서 시인은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비정하게도 생존을 위해 인생이라는 세파를 뚫고 차가운 세상의 바다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떠올랐는지 모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