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하는 보건정책 ① 안전도시 포항, 감염병도 안전

▲ 포항시가 감염관리팀을 상시 운영하고 적극적인 감염병 예방에 나서고 있다.  /포항시 제공
▲ 포항시가 감염관리팀을 상시 운영하고 적극적인 감염병 예방에 나서고 있다. /포항시 제공

우리나라에서 지난 1920년대까지 10대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했던 것이 콜레라와 장티푸스, 결핵, 홍역 등의 감염병이었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면서 영양과 위생상태가 좋아지고, 개발된 백신의 예방접종으로 인해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지극히 줄어들며 1990년대 이후에는 이런 감염병이 사망원인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요즘엔 또 사정이 다르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사라졌다고 여겼던 후진국형 감염병들이 다시 출현하며 다시금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로운 감염병이 출현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해외여행의 급증 및 식량공급의 세계화, 항생제 내성균의 출현, 생물테러 우려 등으로 새로운 종류의 감염병들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신종플루,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에볼라바이러스 등이 그것이다. 심각한 것은 그만큼 감염병의 글로벌 확산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례로 지난 2015년 6월초부터 7월말까지 온 나라를 감염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의 영향은 보건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정칟경제·사회를 비롯한 모든 면과 국민 일상생활에 혼란을 초래했다. 총 186명이 확진됐고, 그중 38명이 사망하면서 중동지역을 제외하고는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한 명의 유입된 메르스 환자가 초래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감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감염병의 국제적 전파에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신종 감염병 위험에 대한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국민 모두가 실감했던 계기가 되기도 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비상상황실 설치 등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는 등 발 빠른 대응으로 감염을 원천 차단했던 포항시의 경우, 국가적인 보건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관련해서 포항시는 감염병 위기상황 발생 시 투명하고 신속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보공유를 통한 시민의 이해와 자발적 참여를 통해 위기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또한, 높은 수준의 의료보장제도가 마련됐다고 하더라도, 공중보건 및 질병 예방분야는 별도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높은 수준의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우선 남·북구보건소에 감염관리팀을 구성하고 감염병에 대한 감시 및 대응 체계를 갖췄다.

 

감염관리팀은 인플루엔자(독감)을 제외하고 감염병을 제1·2·3·4군으로 구분해 전수감시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감염병의 발생과 유형을 신속·정확하게 파악하고 확산을 조기에 발견·예측하는 한편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이와 함께 해외로부터 입국한 사람들을 추적 조사해 해외발생 감염병의 국내유입을 억제하고, 감염병 의심환자 및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등으로 감염병의 퇴치와 확산 억제 및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 역량강화로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메르스 경험을 통해 감염병의 위협으로부터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높은 수준의 보건의료체계를 갖춘 국가라고 하더라도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대응의 허점을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철저한 감염병 예방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또 여러 의료·보건기관이 주관하는 감염병 발생 감시·추적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해 의료이용의 편의만을 위주로 발전해 온 의료체계와 시설들이 감염병 전파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상시운영하고 보건유관기관과 주기적인 업무협의는 물론 병·의원 등을 대상으로 질병정보모니터 네트워크를 통한 지역 내 각종 감염병 환자 및 보균자 관리 등 감염병 환자 집단발생과 해외감염병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체계적인 감염병 예방·대비 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포항시는 뎅기열과 일본뇌염 등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이 기후 온난화와 더불어 숙주모기의 서식지가 확장됨에 따라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적극적인 방역·방제작업에 나섰다.

우선 모기 유충 구제와 서식지 제거 등 방역시스템을 가동하는 한편, 24시간 업무 연락체계를 유지해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절기 비상방역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기온이 올라가는 4월부터 11월까지 집중 방역기간을 2개월 연장하고 모기유충 등 해충 구제를 위해 주거밀집지역과 하수구, 물웅덩이 등 취약지 방역 소독 및 모기 등 감염병 매개체 감시, 친환경 방역소독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감염병에 대한 감시와 대응체계 마련한 만큼 대 시민 홍보뿐만 아니라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 등 각종 감염병에 대한 합동방역을 비롯한 선제적인 방제활동을 통해 365일 감염병 없는 포항,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포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포항시는 여름철을 앞두고 위생청결을 위한 대시민홍보도 준비하고 있다. 여름철이 수인성 감염병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인 만큼, 개인위생을 보다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내 집 주위를 깨끗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포항시 남구보건소 박병용 보건정책과장은 “대체로 수인성 감염병은 소독되지 않은 물이나 변질·부패된 음식물 섭취, 비위생적인 생활환경 등으로 발생하는데 콜레라와 세균성이질, 장티푸스 등이 대표적으로 만약 음식물 섭취 후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보건소를 찾아야 한다”면서 “손 씻기와 익혀먹기, 끊여먹기와 같은 쉽고도 간단한 방법이 수인성 감염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