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로 당 위상 추락
이번주까지 사퇴 안하면
중대결심 표명 탈당 시사
군수 공천문제로 탈당 협박
이번에는 남북관계 명분
탈당 거론 주장

▲ 자유한국당 강길부 의원이 3일 국회 정론관에서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4선 중진인 강길부 의원이 3일 홍 대표 거취를 놓고 충돌했다. 특히 두 사람은 이날 서로를 향해 “사퇴하라”, “조용히 나가라”며 거친 언사를 주고받았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대표의 언행을 문제삼았다. 그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달라”며 “대한민국 보수진영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번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제가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전쟁과 핵무기의 위협에서 한반도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열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며 “그런데도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으로 당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홍 대표의 언사를 지적했다.

이에 홍 대표는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밀었던 군수가 공천되지 않았다고 탈당하겠다고 협박하던 분이 그 명분으론 옹색하다고 생각했는지 이번에는 뜬금없이 남북관계를 명분으로 내걸고 탈당하겠다고 한다”며 “탈당과 복당을 지금 몇 번째 하는 거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울주군수는 모두가 합의해서 경선으로 선출된 후보”라며 “엉뚱한 명분 내걸지 말고 조용히 나가라”고 경고했다. 강 의원이 울주군수 공천과 관련, 한동영 예비후보의 전략공천을 강하게 요청했으나 당이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으로 결정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탈당을 거론했다는 것이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디지털정당위원회 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디지털정당위원회 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강 의원도 30분 만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반박했다. 강 의원은 “(울주 군수 경선은)홍 대표의 사퇴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남북관계를 명분으로 탈당하는 것이 아니라, 홍 대표의 품격 없는 언행이 대한민국 보수를 궤멸시키고 있다고 판단했기에 사퇴해달라고 요구하였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결심 하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또 “탈당과 복당을 여러 번 반복한 점에 대하여서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들께 송구하다”면서도 “당적을 무려 16번 변경한 분을 공천한 분은 홍 대표이지 않나”라고 반격했다. 이는 당적을 수차례 바꾼 이인제 전 의원을 충남지사 후보로 전략 공천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진영 명예를 위해 당 대표직 사퇴를 결단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한편, 정치권 안팎에서는 강 의원이 조만간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일정 기간 무소속으로 활동한 뒤 더불어민주당으로 입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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