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8일 어버이날, 11일 입양의 날,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 성년의 날, 경북도가 캠페인하는 할매할배의 날까지 포함하면 가정의 달은 행사로 가득 찬다. 비록 혈연 및 부모 자녀간의 관계라지만 이 많은 날을 일일이 챙기기에는 사회생활로 바쁜 자식들도 적잖은 부담이 된다.

5월을 뭉뚱그려 가정의 달로 정한 것도 5월 한달이 가정과 관련한 행사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서도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기간이 되도록 각종 행사와 기념을 지원해 주고 있다. 우리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사회의 근간이 되는 가정과 가족의 관계가 튼튼해야 한다는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성 행사 달이다. 그렇지만 캠페인 이상의 중요한 의미의 달이기도 하다. 5일은 어린이날이다. 3·1 독립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을 포함한 일본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돼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했던 것에서 유래됐다.

이후 1927년 5월 첫 일요일로 변경하였다가 광복 이후는 5월 5일로 정하여 행사를 해 왔다. 1975년 정부가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만큼은 우리의 어린이가 올바르고 슬기로우며 씩씩하게 자라도록 하고 어린이에 대한 애호사상을 앙양하자는 뜻이 포함돼 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라는 호칭을 처음 사용하면서 어린이를 늙은이, 젊은이와 대등한 인격체로서 대우를 하고자 했다. 특히 유교사상이 강한 1900년대 초 차별적 아동관을 타파하려고 노력한 그의 생각은 선구자적 태도라 할 수 있다.

어린이는 한나라의 기둥이자 미래다. 그들이 얼마나 잘 자라느냐가 그 나라 장래의 운명과도 일치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젊은세대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한두명이 고작인 자녀수 때문이겠지만 사랑과 교육은 엄격히 구분되는 것이 옳다. 과잉보호가 되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세대는 반세기 동안 누려왔던 빠른 경제성장에 따른 반대급부에 시달리고 있다. 빈부격차 심화와 청년실업자 증가, 핵가족화 진행, 맞벌이 가정 증가 등 어린이에게 절대 불리할 사회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인구문제에 있어 초저출산 국가와 고령사회 진입 등의 현상은 우리나라 장래를 심각히 위협하고 있는 일로 대책 마련이 절실한 문제다. 우리의 자녀에게 잘 사는 나라를 물려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후손에게 튼튼하고 안정된 국가를 물려주고 있는지 되물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어른들의 생각과 역할이 우리 후손들에게 짐이 되는 일은 없는지 말이다. 어린이날이 어린이에 대한 사랑으로 넘쳐도 나야겠지만 어린이 눈에 비친 어른세대의 모습이 반듯한지 스스로 자성도 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