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혜 진

나의 고향은 여름 구름

내 사랑도 여름 구름

내 무덤도 여름 구름

물을 가득 머금은

음울한 웃는 구름

여름 하늘에서

언젠가 흘러가야 할

배반의 구름

이적해야 할 이교도의 구름

태풍의 눈에서

태양의 심장으로 타들어간

이력도 내력도 없는

전설의 구름!

여름구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순간적으로 변하며, 머무르지 못하고 떠도는 도무지 예측하거나 믿지 못할 것을 뜻한다. 오랜만에 찾아간 고향도 몰라보게 변했고, 굳은 결의도 사랑도 변하고 마는 것이 요즘 세상이 아닌가. 배반의 구름, 이적해야 할 이교도의 구름 같은 세상 속에서 쉬 변하지 않는 가치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지키려는 시인 정신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