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독립유공자 집단 묘역인 대구신암선열공원이 지난 1일자로 국립묘지로 승격됐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와 독립유공자 및 가족, 기관장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묘지 개원식을 거행했다.

1955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일대에 흩어져 있던 애국지사들의 묘소를 이곳으로 이장한지 63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대구시가 묘역을 관리해 왔으나 국가차원에서 관리되는 국립묘지란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이 총리의 이날 지적처럼 묘역의 역사과정과 의미에 비해 국립묘지로서 승격이 많이 늦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1970년 묘역이 용도변경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대구시민들이 시위를 벌여가며 지켰던 특별한 역사가 깃든 묘역이란 점에서 지역의 관심도 높다. 지자체 현충시설의 국립묘지 승격이 전례가 없어 법률 개정이 쉽지 않았으나 지난해 여야 국회의원 25명의 법률안 발의로 국내 7번째 국립묘지로 지정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었다.

현재 이곳에는 을사늑약 이후 영덕, 청송 일대에서 의병으로 활동한 임용상 애국지사 등 52명의 독립유공자가 모셔져 있다. 독립운동 자금 조성과 결사대를 조직해 독립군을 지원한 김태련·김용해 부자의 묘역도 이곳에 있다.

국립신암선열공원은 국내 유일의 독립유공자 집단 묘역이란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바쳤던 그들의 숭고한 정신은 후손 대대로 이어져야 할 우리의 교육적 자산이다. 이처럼 훌륭한 정신이 살아있는 현장이 우리지역 가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역의 자긍심으로 삼을만 하다. 이곳을 애국충절의 산 교육장으로 삼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대구·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가 배출된 지역이다. 그래서 호국과 애족의 본향이라고도 부른다. 1905년 영남지역 의병이 을사늑약에 항거하여 일제에 가장 먼저 맞섰으며, 1907년에는 전국 최초로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한 곳이다.

국립묘지 승격행사에 참석한 이 총리도 이날 인사말에서 “영남지역 정신의 뿌리는 선비정신에 있다”고 말하고 “경북유림의 곧은 기개와 우국충정이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으로, 해방이후에는 2.28과 같은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번 신암선열공원의 국립묘지 승격은 우리지역의 시대 정신을 대변하는 상징적 장소로서도 적합할뿐더러 정신문화적 가치도 높다. 우리지역에서 자라나는 학생과 후손들에게 애국충절의 정신을 가르치는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할 것이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자칫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기 쉬운 요즘이다. 학교교육에서조차 호국충절의 정신이 과거만큼 철저하지 못한 듯해 아쉬운 때이다. 이번 국립신암선열공원의 개원을 계기로 호국충절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더 커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