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접전 끝 이민지 꺾고 메디힐 챔피언십 정상… 통산 15승

▲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이민지를 연장전 끝에 따돌리고 21개월 만에 우승하며 LPGA 투어 통산 15승째를 거뒀다. 우승을 확정 지은 리디아 고(오른쪽)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1)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1개월 만에 우승 감격을 누렸다.

리디아 고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6천507야드)에서 열린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호주교포 이민지(22)를 연장전 끝에 따돌리고 투어 통산 15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22만5천 달러(약 2억4천만원)다.

연장 첫 번째 홀인 518야드 18번 홀(파5)에서 이글로 승부를 결정지은 리디아 고는 2016년 7월 마라톤 클래식 이후 1년 9개월 만에 투어 정상에 복귀했다.

그는 LPGA 투어 15승,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4승, 호주여자프로골프(ALPG)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각 1승씩 총 21차례 프로 대회를 제패했다.

3라운드까지 2위 제시카 코르다(미국)에게 1타 앞선 단독 선두였던 리디아 고는 이날 출발이 좋지 못했다. 6번 홀까지 보기만 3개를 적어내며 코르다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것이다.

그러나 곧바로 7번 홀(파4) 버디로 반격을 시작한 리디아 고는 10번 홀(파4)에서 다시 한 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동반 플레이를 한 코르다가 10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1타 차 선두 자리를 리디아 고에게 내줬다.

하지만 3라운드까지 3타 차 3위였던 이민지의 기세가 매서웠다.

이민지는 13번 홀(파4)까지 2타를 줄이며 단숨에 선두 경쟁에 합류했다. 반면 코르다는 짧은 퍼트를 연달아 놓치며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먼저 행운이 찾아온 쪽은 리디아 고였다. 리디아 고는 13번 홀(파4)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그린 주위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버디로 연결됐다.

15번 홀(파5)에서도 1타를 더 줄인 리디아 고는 단독 선두로 뛰쳐나갔다.

이번에는 이민지가 행운의 버디를 잡았다. 17번 홀(파3) 티샷이 벙커로 향했으나 벙커샷이 홀 안으로 향하면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8번 홀(파5)에서는 앞선 조에서 경기한 이민지가 먼저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로 경기를 끝냈고, 마지막 조의 리디아 고 역시 버디로 맞받아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18번홀에서 이어진 연장전에서는 리디아 고가 두 번째 샷으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리디아 고는 234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1m 거리에 가져다 놓으며 이민지를 압박했다. 이민지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해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

▲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가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가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민지가 먼저 버디로 홀 아웃 했고, 리디아 고는 침착하게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리디아 고에게 이 코스는 뜻깊은 장소다.

2014년 4월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에서 프로 전향 후 첫 우승을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서 일궈냈고, 2015년에는 같은 대회를 2연패 했다.

또 2016년 7월 마라톤 클래식 우승 이후 클럽, 스윙, 코치 교체 등 큰 변화를 시도했던 리디아 고는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다시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997년 4월 24일 생인 리디아 고는 “팀 스태프들과 가족들이 이 순간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며 “함께 축하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민지 역시 이곳에서 열린 2012년 US 여자주니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선수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