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방명록에 평화의 메시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 도착해 1층에 마련된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썼다.

이번 정상회담을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으로 생각한다는 김 위원장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또 방명록에 20∼30도 가량 기울여서 쓴,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독특한 필체가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의 필체는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올려 쓰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이른바‘태양서체’를 연상시킨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청와대 방명록에 태양서체를 연상시키는 필체를 남긴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화의집 방명록에 남긴 필체로 지난해 11월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화성-15형’ 발사 명령과 작년 9월 제6차 핵실험 단행을 지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평화의집 방명록에 남긴 글은 작년과 같은 필체지만, 메시지는‘핵·미사일’에서‘평화’로 극적으로 바뀐 셈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태양서체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백두산서체’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의 어머니 김정숙의‘해발서체’ 등을 소위‘백두산 3대 장군의 명필체’라고 선전하고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이날 방명록에 남긴 글에 연도 표기를‘주체연호’대신‘2018. 4. 27’이라고 쓴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주체연호는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정해 산정하는 북한식 연도 표기법이다. 북한은 1997년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해인 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주체연호를 제정했으며, 각종 문건과 출판·보도물 등에 주체연호를 쓰고 괄호 안에 서기 연도를 함께 적는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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