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에 이어
문체부, 체육회 통해 단일팀 의향 조사… 농구 등 6개 종목서 ‘긍정’

▲ 지난 2월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기수인 남측 원윤종, 북측 황충금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선수단이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첫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구성 추진이 속도를 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남북 화해의 평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한 데다 국민에 진한 감동을 선사한 걸고려해 올해 아시안게임에서도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남북 단일팀을 만들기로 하고 준비를 해왔다.

문체부는 최근 대한체육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40개 종목 경기단체에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의향을 파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경기단체와 선수들의 의견 반영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이번에는 단일팀 구성 전 단계부터 경기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체육회가 진행한 수요 조사에는 대한농구협회를 비롯한 6개 단체가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다면 참가할 의사가 있다”는 긍정적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단일팀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기 위해 경기단체의 의향을 파악하는 수준이었다. 선수들의 의향까지 완전히 확인한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해당 종목 아시아기구, 출전국의 의사도 확인해야 하는 등 성사까지는 해결해야 할 변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단일팀 참가 의향을 밝힌 6개 단체 중 농구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는 두 차례 남북통일 농구 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다.

1999년 9월 평양에서 정주영 체육관 기공 기념행사로 남한에서는 남자팀 현대, 여자팀 현대산업개발이 북한팀과 경기를 벌였다. 같은 해 12월에는 북한 남녀팀이 서울을 방문해 경기를 치렀다.

또 2003년에는 정주영 체육관 개관 기념으로 평양에서 남북 간 경기가 열렸다.

특히 ‘농구 마니아’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농구 교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단일팀 구성에서 다른 종목보다 유리하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농구는 남북 교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단 긍정적인 의향을 표현했다. 성사된다면 남자팀은 병역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여자팀이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설득하고 협의하는 과정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991년 나란히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던 탁구와 축구는 아시안게임 단일팀 참가 의향을 밝히지 않았다.

탁구는 1991년 2월 1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체육 회담에서 단일팀구성이 확정돼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여자팀은 현정화, 홍차옥(이상 남측), 이분희, 유순복(이상 북측)이 뽑혔고, 남자는 유남규, 김택수(이상 남측), 김성희(북측) 등이 선발됐다.

단일팀 선수들은 일본 등 해외 전지훈련 한 달여를 포함해 46일간 합숙훈련으로호흡을 맞췄고, 여자는 단체전에서 중국의 아성을 허물고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축구도 탁구의 성공을 바탕으로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해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축구가 남북 단일팀 구성 의향 행렬에 동참하지 않아 아시안게임 참가를 희망한 손흥민(토트넘)과 북한의 한광성(칼리아리)이 한 팀을 이뤄 뛸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는 경기단체의 의사를 확인하는 수준”이라면서 “평창올림픽 남북 공동입장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도했던 것과 현재 OCA의 상황은 크게 다르고, 선수들의 참여 희망 등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남북 정상회담에서 체육 교류에 대한 큰 틀이 잡히면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잡아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