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의 맛’이라 불러도 좋을 큼직한 수박.
▲ ‘고령의 맛’이라 불러도 좋을 큼직한 수박.

딸기, 수박, 멜론, 감자, 참외 여기에 최근 새로운 소득작물로 떠오른 한라봉까지.

사람들의 생각 속에 존재하는 고령군은 ‘향기롭고 싱싱한 농산물의 고향’이기도 하다. 크지 않은 도시지만 그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각종 과일과 채소가 많다는 이야기다.

사실 고령은 조선 중기의 저명한 실학자 이중환의 저서 ‘택리지(擇里志)’에 주요하게 소개될 정도로 ‘천혜의 환경을 지닌 농업지역’으로 이름이 높다. 이 때문일까? 최근엔 베이비부머 세대의 귀농·귀촌이 활발해지면서 고령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고령군은 귀농·귀촌인들에게 농기계 조작법을 알려주고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등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주택 수리, 도색, LED전등 교체, 독거노인 사랑나눔 봉사활동 등을 통해 귀농인과 지역민들의 자연스러운 교류도 유도하고 있다.

▲ 대도시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개진 감자’가 수확되고 있다.
▲ 대도시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개진 감자’가 수확되고 있다.

지난해 고령군은 ‘호찌민-경주 세계문화엑스포’를 적극 활용해 딸기와 수박, 멜론과 감자 등 우수 농산물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추진한 바 있다.

이집트 보건복지부 차관은 고령군을 방문해 스마트 팜 형식의 첨단 연동형 딸기하우스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를 통해 앞선 농업기술의 해외 수출길도 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고령군청은 “향후 우리 군의 농업기술과 시설의 해외 진출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발전의 길을 걷고 있는 고령군의 농·특산물 현황과 원예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의 목표를 모색해본다.

‘천혜의 환경’ 지역맞춤형 품목으로
수박·딸기 등 과채류 생산 대부분
한라봉·무화과 등 신품목 재배
농업기술·시설 해외진출도 모색

 

▲ 한라봉이 고령의 새로운 소득작물로 주목받고 있다.
▲ 한라봉이 고령의 새로운 소득작물로 주목받고 있다.

◆ 수박, 딸기, 감자… 고령을 대표하는 농산물

고령군은 지역의 농산물을 전략품목과 육성품목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전략품은 딸기, 참외, 멜론, 수박, 감자 등이고, 새로운 전략 작목이라 할 육성품목은 호박, 부추, 무화과 등이다.

고령군의 경지 면적은 5천937ha. 이중 논이 4천520ha이고 밭은 1천417ha다. 고령 농업의 특징 중 하나는 식량작물 생산에 비해 원예작물의 생산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 특히 과채류 생산액이 전체 채소 생산액의 80%를 차지한다.

사과 등 일부 작물을 제외하고는 물량이 많지 않은 편이었으나, 최근 들어 블루베리와 무화과, 한라봉 등의 재배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고령군은 경상북도에서 생산되는 감자의 24.2%, 수박의 38.4%, 딸기의 37.5%, 멜론의 59.85%를 길러낸다. 이들 농산물은 전통적으로 생산 비중이 높은 품목이기에 해마다 꼼꼼한 품질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농가소득을 높이는 새로운 작물로 주목받고 있는 무화과와 한라봉, 부추와 호박 등은 ‘고령군의 새 전략품목’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고령군청 농업정책과는 “품목 다변화를 위해 농가 조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한라봉과 무화과는 아열대성 열대과일로 시설하우스에 재배해 조기 수확이 가능하므로 앞으로 농가소득 증대에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고령군의 이름을 높인 과일은 어느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을까.

딸기 재배지는 쌍림면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 고령군 전체 딸기 재배 면적의 55% 가량이 쌍림면인데, 최근에는 대가야읍의 재배 면적(20%)도 넓어지고 있다.

다산면은 참외가 대표적인 작물이다. 고령군 전체 재배 면적의 75%를 차지한다.

▲ 고령군 성산면에서 재배된 멜론.
▲ 고령군 성산면에서 재배된 멜론.

멜론은 철저한 품질 관리와 농가 조직화를 바탕으로 생산량의 88% 정도가 성산면에서 재배된다.

수박으로 유명한 곳은 우곡면과 다산면. 특히 고령군 ‘우곡 수박’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누린다.

또한 “감자 재배지는 개진면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고령군의 설명이다.

고령군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품질 관리에도 철저하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 등을 통해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과일을 길러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고령군 유기농 농산물 인증은 18농갇12ha·363t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딸기다. 무농약 농산물 인증 역시 173농갇93ha·2천164t의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 이 또한 딸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령군은 친환경 농산물 학교 급식 지원을 통해 지역 농축산물의 안정적 판로 확보와 소비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농산물 품질 관리에 대해 고령군 농업정책과는 “친환경 농업을 실천하는 농민들에게는 초기 소득 감소분과 생산비 차액을 보전해줌으로써 친환경 농업 확산을 도모하고, 농업의 환경보전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 딸기를 수확하는 고령군 농민들.
▲ 딸기를 수확하는 고령군 농민들.

◆ 현대화와 마케팅 통해 고령 원예산업 발전을…

고령군은 5대 전략품목(딸기·참외·멜론·수박·감자)의 ‘재도약 명품화’와 3대 육성품목(무화과·부추·호박)의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원예산업 육성 목표를 세우고 이를 추진 중이다.

기반시설 현대화를 통한 원예농산물의 생산성 확대와 품질 향상, 선진화된 통합마케팅 주체 육성, 농산물 유통 집중화 및 고도화로 도시 근교농업 중심지로서의 역할 수행 등이 세부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할 생산시설 현대화와 농가의 경쟁력 강화, 유통시설 현대화 및 참여 조직 역량 강화, 마케팅의 고도화, 지리적 특징을 활용해 인근 도시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 공급체계 확보 등의 사업이 진행된다.

현대 농업에선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마케팅과 판로 확보다. 이를 위한 고령군의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딸기의 경우 공동선별과 공동계산을 기초로 철저한 선별 관리를 추진하고, 포장단위의 다양화와 고급화를 진행 중이다. 과일 판매는 무엇보다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곡수박은 높은 소비자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선물용 박스를 제작하고, 우곡수박임을 알리는 스티커도 별도로 만들었다.

참외는 부족했던 선별시설을 확충하고 공동선별 기준을 정립했다.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해 소량으로 포장함으로써 변화된 유통 환경에도 적응하고 있다.

멜론과 감자도 대형마트 직거래 물량을 늘리고 지역 여건에 맞는 적합 품종의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도매시장과 대형 유통업체로의 시장 확대는 앞으로 남겨진 주요 과제다.

무화과, 부추, 호박 등 육성품목의 마케팅과 상품화 계획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무화과와 부추는 공선출하회를 통한 조직화가 추진되는 중이고, 호박의 경우엔 물량 확대에 따른 공선출하가 준비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고령군청은 “육성품목 상품화에 관해서는 향후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생산된 고령의 농산물은 각종 도매시장, 직거래장터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안정적인 가격 협상이 가능한 도매시장과 신규 품목 진입을 계획하고 있는 직거래장터.

두 곳 모두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고령군은 “앞으로도 농민 중심의 정책과 사업 추진으로 농·특산물 판로 확대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고령군에서 생산된 먹음직스러운 축산물인 돼지고기.
▲ 고령군에서 생산된 먹음직스러운 축산물인 돼지고기.

고령군, 엄선된 축산물만 유통… “안심하고 드세요”

고령은 대구광역시와 성주군에 인접한 지역이다.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축산물공판장이 있어 전국 각지 축산업계의 왕래가 잦다.

현재 고령군에서 사육되는 돼지는 약 12만 마리. 경북 23개 시·군 중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한우는 1만6천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고령군은 가축 기르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거점 소독시설을 설치하고, 고령성주축산업협동조합에 위탁관리를 맡겼다. 1993년 개장한 축산물공판장은 하루에 소 230마리와 돼지 1천300마리를 도축하는 게 가능하다. 축산물 판매업소도 100여 개에 육박한다. 고령군은 오래 전부터 축종별 특색을 파악하고 현안을 살피는 등 축산업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 고령군에서 생산된 먹음직스러운 축산물인 쇠고기.
▲ 고령군에서 생산된 먹음직스러운 축산물인 쇠고기.

고령가축시장은 송아지 전문 거래시장으로 명성이 높다. 또한 우수한 암소 보유 두수가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령군은 이를 적극 활용해 한우 개량사업을 통한 우량 송아지 생산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양돈산업도 고령의 현실에 맞는 육성 방안을 마련 중이다. 가축 분뇨로 인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행정 지원책 수립과 축산산업의 친환경화를 위한 노력 등이 그 실질적인 사례다.

고령군 관계자는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축산 기반을 조성하고 축협, 생산자 단체, 행정이 삼위일체가 돼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 감자를 선별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 감자를 선별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덧붙여 고령군청은 “대규모 축산물 도매시장과 대구·경북 소 도축 규모 1위 사업장을 가졌기에 깨끗하고 안전한 축산물 유통이 고령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공판장 주변의 지속적인 정비와 축산물 가공·유통의 현대화를 통해 고령 축산물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상품이 되도록 계속해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령군에서는 소와 돼지 외에도 24만 마리의 닭과 2천800마리의 산양, 사슴, 칠면조, 거위 등의 가축이 사육되고 있다.

/전병휴·홍성식 기자

    전병휴·홍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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