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산업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포항
⑴ 미래성장 견인하는 포항형 유망 강소기업

▲ 포항시는 유망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CEO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 포항시는 유망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CEO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며 ‘영일만의 기적’을 이뤄낸 성공 신화의 철강도시 포항. 반세기 동안 지역 및 국가의 성장을 견인해 온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산업이 침체기를 겪자, 포항시는 철강일변도의 산업으로는 미래를 대비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에 수년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시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혁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바이오(Bio)산업 △로봇융합산업 △첨단 신소재산업 △해양자원산업 △ICT융·복합산업 등을 ‘미래전략 5대 핵심산업’으로 선정하고 도시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강소기업 육성을 통해 미래형 산업의 초석을 다질 전망이다.

본지는 철강 공단의 기술력과 풍부한 R&D인프라, 환동해권의 중심 입지를 이용한 물류 거점 도시로의 도약 등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포항시가 제시한 미래 신성장산업의 청사진을 6회에 걸쳐 살펴본다.

4차 산업혁명 대비 2020년까지 100개 기업 육성 목표
종합 컨설팅·R&D기관 전문가 자문 등 아낌없이 지원

지난해 R&D수주 24건 112억 등 실적 거둬 성과 가시화
시장 다변화시대, 인력·기술력 공급 주도적 역할 기대

▲ 이강덕(왼쪽 세번째) 포항시장이 지역 유망강소기업 현장을 직접 살피고 있다.  /포항시 제공
▲ 이강덕(왼쪽 세번째) 포항시장이 지역 유망강소기업 현장을 직접 살피고 있다. /포항시 제공

□ 포항형 강소기업 육성으로 미래를 준비하다

포항시는 우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내실있는 강소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미래형 산업’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 제조업에서 벗어나 지식기반 산업구조 재편을 통한 탄탄한 강소기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민선 6기가 시작된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유망강소기업 정책은, 지역 중소기업 중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들을 유망강소기업으로 선정해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독일의 경우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국가로 부상했다. 그 이면에는 1천500개가 넘는 강소기업이 뒷받침된 분석도 이러한 정책추진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포항시 유망강소기업 지원 사업은 기초지자체로는 선도적으로 선보인 종합 기업 육성프로그램으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유망강소기업 100개 육성을 목표로 시작된 사업이다. 해마다 약 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지역 기업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는 지난 2015년 17개사 선정을 시작으로, 2016년 15개사, 올해에도 12개사를 신규 지정하는 등 현재까지 총 44개사를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첨단연구시설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내부 모습.  /포항시 제공
▲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첨단연구시설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내부 모습. /포항시 제공

유망강소기업으로 선정되면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우선, 유망강소기업에 선정된 1년차 기업에는 종합 컨설팅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외부 전문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재무제표를 비롯한 기업의 전반적인 부분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기업CEO와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 기업이 처해있는 현재 상황을 파악한다. 최종적으로 기업이 향후 나아갈 로드맵을 제시함으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실행이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1기업당 전문가 1명씩을 배치하는 ‘1사1PM(Project Manager)’ 제도를 운영 중이다. 포항은 지곡연구·개발단지내에 우수한 R&D 기관과 연구원이 모여 있다. 하지만 R&D 기관이 집적돼 있음에도 지역 기업 입장에서는 여느 중소기업의 공통된 고민거리인 고급 인력 수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 포항 R&D 인프라의 중심지인 지곡 연구·개발단지 전경. /포항시 제공
▲ 포항 R&D 인프라의 중심지인 지곡 연구·개발단지 전경. /포항시 제공

유망강소기업 지원사업은 이 점에 착안해 지역 R&D기관의 풍부한 석·박사급 연구 인력을 강소기업별로 1명씩 지정해 기업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고 있다.

PM에 선정된 전문가들의 역할은 중소기업이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 해결 및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기업의 미래 신사업 육성이나 제품 고부가가치화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PM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여 각종 국책사업 공모와 수행을 지원한다. 실제로 2015년에 유망강소기업으로 지정된 한 관계자는 “고품질 제품생산의 욕심이 있었지만 중소기업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PM의 자문을 받아 품질개선으로 이어져 기업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도 “포스텍을 비롯한 지곡연구·개발단지의 우수한 R&D인프라와 인적역량을 활용함으로써 강소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포항시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혁신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로봇융합산업 등을 ‘미래전략 5대 핵심산업’으로 선정했다. 사진은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의 로봇 시연 장면.  /포항시 제공
▲ 포항시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혁신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로봇융합산업 등을 ‘미래전략 5대 핵심산업’으로 선정했다. 사진은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의 로봇 시연 장면. /포항시 제공

□ 결실 맺고 있는 포항시의 유망강소기업 지원사업

포항시가 유망강소기업지원 사업을 시행한 지 4년차를 맞고 있는 현재 소기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유망강소기업의 R&D수주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지원 첫해인 2015년에는 정부지원 R&D 수주 실적이 18건에 73억원 정도였는데, 2016년에는 24건 112억으로 53%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포항시가 유망강소기업지원 사업에 선정된 업체들을 대상으로 종합 컨설팅 프로그램과 1기업당 전문가 1명씩을 배치하는 ‘1사1PM(Project Manager)’ 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포항시 제공
▲ 포항시가 유망강소기업지원 사업에 선정된 업체들을 대상으로 종합 컨설팅 프로그램과 1기업당 전문가 1명씩을 배치하는 ‘1사1PM(Project Manager)’ 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포항시 제공

대표적으로 철강 산업용 부자재 및 마그네슘 전문기업인 (주)인텍(대표 김인술)은 산업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신규과제에 선정돼 3년간 25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부품을 개발하게 된다.

또한, (주)한성중공업(대표 권오을)은 산업부 산업기술혁신 에너지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가스정 생산성 복원 기술개발에 3년 동안 45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포항시는 이와 함께 포화 상태인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지원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해외 수출상담회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에는 베트남 현지 수출상담회에 참석한 유망강소기업 6개사가 총 32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강관 전문기업 (주)엠에스파이프(대표 박중호)는 USD 1만4천불 규모의 샘플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재 연간 90만불 규모의 수출을 진행 중이다.

▲ 인공지능과 로봇이 제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는 영일만 3일반산업단지를 첨단 로봇단지로 조성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 인공지능과 로봇이 제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는 영일만 3일반산업단지를 첨단 로봇단지로 조성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인력 및 기술력 공급의 원천 ‘강소기업’

포항시는 지속적인 강소기업 육성정책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켜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의 국정과제 중 가장 우선인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강소기업이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간 융·복합을 통한 시장변화와 산업구조의 재편이 예상됨에 따라 이를 주도해나갈 기술인력 양성 역시 필수이며 강소기업이 인력 및 기술력 공급의 원천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세계는 현재 저성장이 고착화 되는 뉴노멀시대라고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지역에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해 지역경제 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8년도 유망 강소기업 선정은 현재 30개사가 신청했으며 요건심사, 재무건전성 평가, 현지조사 등을 거쳐 오는 6월에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