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 고가도로에
인근 주민들 격렬한 항의
설명회 도중 중단 사태도
시는 “노선변경 어렵다”

포항시가 남구 송도동과 북구 항구동을 잇는 국지도 20호선 교량(가칭 동빈대교) 건설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으나 핵심 쟁점인 노선문제와 관련, 일부 주민과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포항시는 24일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국지도 20호선 효자∼상원 교량(가칭 동빈대교) 건설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실시설계가 진행 중인 이번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에 따르면 국지도 20호선 효자∼상원 미연결구간 공사는 오는 2022년까지 국도비 662억원이 투입돼 교량 711m를 포함한 총길이 1.35㎞, 폭 16.5m의 4차선으로 건설된다.

오는 5월 경북도에 실시설계도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8월께 본계약 체결 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항시는 교량이 건설되면 북구의 주거 밀집지역과 남구의 철강산업단지가 바로 연결돼 시가지 상습 교통정체 해소는 물론 항만도시 포항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새로운 관광명소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포항시는 이같은 점을 부각시켜 교량건설을 반대하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섰으나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한동안 설명회 진행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포항시 담당공무원이 브리핑을 진행하는 도중 난입한 일부 주민들과 포항시 관계자들이 충돌하면서 2시간 가량 이어진 설명회는 약 1시간 30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고가도로가 아파트 앞으로 지나가는 현재 노선이 실제로 건설될 경우 주변이 모두 흉물화된다”며 “주민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내용을 자료와 사진만을 보여주며 설득하려는 포항시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앞서 국지도 20호선 교량건설 노선이 외부에 공개된 지난해 9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아파트 앞을 가로지르는 현 노선이 아닌 영일대해수욕장 앞 해안도로를 지나는 노선으로 변경해줄 것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당시 주민들은 “포항시 건설안에 따라 우방비치 앞쪽으로 고가도로가 설치되면 통행량이 증가해 소음, 비산먼지, 매연이 발생하고 아파트 미관훼손, 통풍차단, 조망권 및 일조권 침해 등으로 우방비치타운은 더이상 집단거주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며 “포항시는 당초 도시계획선상의 원안인 해안로 노선으로 국토부에 노선변경을 요청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에 포항시는 “노선변경은 어렵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포항시는 현 노선이 거리(5.0㎞), 교차로(5곳), 소요시간(10분), 차량운행속도(시속 30㎞) 등으로 주민요구 노선인 해안도로가 거리(5.8㎞), 교차로(14곳), 소요시간(21분), 운행속도(시속 20㎞) 등인 것과 비교해 합리적인 결정임을 강조했으나 주민들과 끝내 접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포항시는 이른 시일 내에 주민설명회를 또 한 번 열어 주민과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최웅 포항시 부시장은 “주민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업을 강행하기보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는 방향으로 맞춰가겠다”고 밝혔다.

/박동혁·황영우기자

    박동혁·황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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