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원 철

깨달음을 찾아 헤매는 그에게

폭우가 쏟아지던 밤

홀로 찾아온 가련한 여인

차마 내칠 수 없어 받아들이고

계는 깨어졌으나

도는 깨달았네

어찌하면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가

절에서 내 준 수박

한 입 베어 물고 깨닫느니

기갈난 사람의 목을 틔어주는 수박 한 쪽 같은

그런 서늘한 삶이여

인간의 욕망을 벗고 아무리 도(道)에 이르려 애써도 그 욕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를 말하고 있다. 우습게도 절집에서 내준 수박 한 입을 베어먹고 순간적인 깨달음을 얻는다는 역설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깊이 성찰하는 생의 자세를 우리에게 건네고 있음을 느낀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