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스크린으로 만나는
백건우 리사이틀

▲ 피아니스트 백건우
음악에 대한 진지함으로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올해 72세인 그는 파리에 거주하며 우리나라의 국민 피아니스트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5일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중 대만국가교향악단과의 협연무대에서 웅대한 스케일과 여유로운 악상, 당당한 거장성으로 훌륭한 무대를 선보여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많은 평론가들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그의 연주자로의 성실함은 늘 새로운 경지, 지금껏 찾아내지 못한 음악의 비밀을 밝혀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평가한다.

포항문화재단이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을 위해 오는 26일 오후 2시,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을 대형 스크린으로 선보인다.

영상으로 만나는 이번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은 지난 2015년에 열린 러시아 천재 작곡가 알렉산더 스크랴빈(1872~1915년) 서거 100주년을 기리는 특별한 무대로 백건우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러시안 레퍼토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영상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생생한 음향, 백건우의 표정을 10여 대 카메라 앵글로 다양한 각도에서 만들어 냈으며 현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담았다.

백건우는 이날 공연에서 스크랴빈의 24개 전주곡과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1번을 연주한다. 스크랴빈은 특이한 형식과 독특한 음악용어 때문에 난해한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백건우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접근이 어려웠던 천재 작곡가의 풍부한 색채, 세련된 감성, 변화무쌍한 음악세계로 청중을 안내한다.

백건우는 1991년 프랑스 단테 레이블과 스크랴빈 피아노 독주곡 전곡을 8장의 앨범으로 녹음하고 이듬해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집으로 유수의 음반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버진과 낙소스를 오가며 근현대 작곡가들을 조명했고 프로코피예프도 라벨, 드뷔시와 함께 주로 음반으로 조명됐다.

일찍이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한국인 최초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전곡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협연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은바 있고, 1997년 페도세에프와 동곡을 BMG에서 녹음했지만 국내에서 라흐마니노프의 독주곡을 볼 기회는 잘 없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서울 출생으로 지난 1969년 리벤트리 콩쿠르 결선에 오른데 이어 세계적인 권위의 부조니 콩쿠르에서 골드메달을 받았다. 이후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명성을 높여왔다. 1991년 프랑스 단테 레이블과 스크랴빈 피아노 독주곡 전곡을 8장 앨범으로 녹음, 이듬해인 1992년 디아파종 상을 수상했다. 1993년 낙소스 레이블로 발매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 녹음으로는 디아파종상 등 프랑스 3대 음반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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