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가에 가면 무슨 의식이라도 치르듯
돌쌓기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제 멋대로 생긴 주위의 돌들 주워 모아
숨 죽여 가며
모난 돌 잘난 돌 쌓아 올리는데
눈 여겨 보면
움푹한 쪽엔 뾰족한 쪽을 받쳐 올리고
왼쪽으로 기운 돌에는
오른쪽으로 기운 돌로 균형을 잡아준다
빈틈을 작은 돌로 메워주면 돌탑 하나가 완성되는데
그렇게 쌓은 돌들이 돌탑 되어
여기저기 모양을 내면 마른 강은
작은 공원만 같았다
친구는 세상살이도 늘 그렇게
돌탑을 쌓듯
모자란 쪽에 서서 받쳐주기를 좋아했는데
돌탑이 자꾸 무너지듯
세상살이도 자꾸 무너져 내렸다
그럴 때마다 잠시 낙담하기도 했었지만
그가 쌓고 싶은 돌탑의 돌들
지천에 늘려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개울가에 정성들여 쌓은 가지런한 돌탑을 보며 시인은 세상 사는 이치를 깨닫는다. 한 쪽이 낮고 모자라면 그 만큼의 높이와 넉넉함을 더해 균형있는 돌탑을 쌓듯이 우리네 인생살이도 그리 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시인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아름다운 생의 균형을 이뤄가는 세상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