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코미디 극장인 ‘청도 코미디 철가방 극장’이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다. 이곳은 2011년 5월 개관해 우리나라 코미디 메카, 개그맨 양성소 등으로 불릴 만큼 전국적 관심을 끌었던 장소다. 시골의 한적한 지역에서도 코미디라는 콘텐츠 하나만으로 관중을 불러오고 극장으로서 제대로 된 모습과 운영이 가능했음을 입증한 특별한 사례였다.

특히 청도 코미디 극장을 남다른 애정으로 지켜봐 왔던 지역민에겐 철가방 극장 폐쇄 소식은 적잖은 충격을 던져준다. 산파 역할을 했던 전유성씨의 도움이 무척 컸지만, 그동안 이곳에서는 4천400회가 넘는 공연이 선보였고, 관람객도 20만 명을 넘어섰다.

20011년 청도군과 농림수산식품부 지원을 받아 풍각면 성곡리에 건립된 코미디 전용극장은 철가방을 본뜬 외형부터 전국적 주목을 받았던 독특한 문화 시도였다. 일부의 우려에도 많은 지역민의 관심과 애정으로 성장했다. 신봉선, 안어벙, 김대범, 김민경 등이 대표적인 철가방 극장 출신의 개그맨이다.

철가방 극장 관계자는 “재정적 어려움과 공연을 운영했던 단원들이 생활고를 이유로 떠나고 있어 현재로서는 재개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개그맨 지망생의 감소와 관람객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문을 닫아야 할 불가피성도 있겠으나 대책 마련도 있어야 한다.

철가방 극장이 지난 7년간 이룩한 문화콘텐츠에 대한 성과를 그대로 주저앉힐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바야흐로 ‘문화의 세기’를 살아가고 있다. 20세기까지 과학과 경제가 세상을 주도했다면 이제부터는 문화가 인류의 삶을 끌고 가기 때문이다. 이미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우리나라도 문화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를 어느 정도 형성한 상태이다. 문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의 삶을 만족 시킬 요소가 된다. 먼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핵심적 요소로서 가치다. 두 번째는 경제적 가치로서 문화의 힘이다.

문화가 사회 전체 총생산에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문화콘텐츠를 통한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의 ‘쥬라기 공원’ 영화 한편이 올린 수익이 우리나라가 한해동안 자동차 수출로 번 수입을 능가한다는 데서 그 사실이 입증된다.

청도 코미디 철가방 극장은 문화콘텐츠로서 이미 성공한 사례로 손꼽을 수 있다. 관리 운영의 묘를 살리는 노력이 더 향상돼야 한다. 7년 동안 경북 청도의 홍보꾼으로서 역할도 충분히 했다. 철가방 극장의 위기에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철가방 극장의 위기가 지역사회의 문화 콘텐츠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가방 극장은 개관이후 수년간 인터넷 예매랭킹 1위를 차지할 만큼의 경쟁력이 있었던 문화콘텐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