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 기근·관람객 감소
심각한 경영 악화가 원인
29일 마지막 공연

▲ ‘청도 코미디 철가방극장’ 전경.  /청도군 제공
▲ ‘청도 코미디 철가방극장’ 전경. /청도군 제공

청도의 명물로 인기를 누려온 ‘청도 코미디 철가방극장’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산파 역할을 해오며 관람객들의 즐거움을 주는 장소였지만, 출연자 기근에다 관람객 감소로 인한 경영난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다.

극장 관계자는 “이달 29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철가방극장 공연의 막을 내린다”고 22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재정 어려움도 있고, 무엇보다 공연을 운영하는 단원들도 생활고로 인해 하나둘 떠나고 있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며 “극장을 다시 열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기약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개그 지망생이 갈수록 줄어들어 출연자 섭외 자체가 힘들다. 공중파 방송 등에서 개그 프로그램이 잇따라 폐지되는 등 개그계의 열악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며 “자력으로 운영난을 해결하기엔 이미 한계에 도달했으며, 마땅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향후 공연장을 문 닫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청도 지역 곳곳에는 그들의 마지막 공연 현수막도 걸려 있어 지역민들에게 철가방극장 폐쇄 사실을 알리고 있다.

박모(46·여)씨는 “아이들과 주말에 함께 철가방극장을 찾아 공연을 봤을 때 옛 추억도 떠오르고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면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른 것 같다”며 “요즘은 스마트폰을 키면 세상에 많은 영상과 정보가 담겨있다보니 공연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빠른 변화의 시대에 새로운 것과 자극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 안타깝다. 이제는 추억으로 남을 코미디 철가방극장을 생각하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코미디 철가방극장은 지난 2011년 5월 청도군과 농림수산식품부 지원을 받아 풍각면 성곡리에 들어선 코미디 전용극장으로 철가방을 본뜬 겉모습이 주목을 받았다.

현재까지 4천400회가 넘는 공연을 선보였고 관람객도 20만명에 달했다.

또 이곳은 코미디 메카, 개그맨 양성소 등으로 불릴 만큼 큰 관심을 모았었다.

신봉선·안어벙·김대범·김민경·안상태 등이 대표적인 ‘철가방극장’ 출신 개그맨이다.

하지만 최근 5명의 단원에서 2명이 극장을 떠났다.

2년여 전까지만 해도 주말공연에서 매진을 이어오던 철가방극장은 지난해 중반부터 관람객이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올해에는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한국코미디타운 개관에 따른 공연 일정이 겹치는 부분과 프로그램 차별화 등에 실패한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극장 측은 앞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문화예술단체를 돕는 프로그램이 있는 지 문의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청도군 관계자는 “청도를 널리 알린 철가방극장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청도/김재욱기자

    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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