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포항철강공단을 지나는 구무천에 생활폐수 유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나 행정당국의 단속은 겉돌고 있다고 한다. 구무천은 최근 2년간 심각한 논란을 일으킨 수은오염의 근원지로 관계 당국의 특별관리 대상이어야 함에도 생활폐수 방류의혹에까지 휩싸여 충격을 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모 업체 직원식당에서 나온 생활폐수가 정화시설을 거치지 않고 하천으로 흘러드는 바람에 이 일대는 악취가 진동을 하고 벌레가 들끓고 있다는 것이다. 인근의 한 주민은 “문제의 공장에서 나오는 악취는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라며 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12일 포항시청 회의실에서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 형산강 생태복원 관련부서 책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구무천 생태하천 복원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에 관한 중간보고회가 있었다. 이 자리서 이 시장은 “형산강 생태관련 문제는 지진과 유사한 특급재난”이라고 강조하고 관련부서의 철저한 대비와 행정력 투입을 당부했다. 특히 구무천외 공단천, 칠성천까지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확대할 것을 검토하라고도 했다. 그러나 당국의 이같은 대책회의와 강력한 단속 의지에도 구무천에서는 생활폐수가 흘러나오고 있어 당국의 환경관리 노력이 혹시 헛구호에 그칠까 우려되고 있다.

2016년 국립환경과학원이 형산강 6개 지점의 퇴적물 시료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6곳 모두에서 기준치(0.07mg/kg)의 19배에서 3천배가 넘는 수은이 검출돼 충격을 주었다. 칠성천과 구무천이 만나는 섬안 큰다리 지점에서도 기준치의 600배가 넘는 수은이 나왔다.

형산강 오염의 심각성이 이 지경에 이르자 형산강 프로젝트의 선도사업인 형산강 수상레저타운 건설에 제동이 걸리는가 하면 환경단체 등의 반발도 만만찮게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도 시민단체 등은 수은오염 제거와 생태복원이 우선이라며 형산강 수상레저타운 건설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포항시는 2016년 형산강 수은오염 사태 이후 하천 생태복원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벌여 왔다. 하지만 하수관련 민원발생 대비 처리 실적에서 보면 아직 저조하다. 오염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5년간 평균으로 따지면 하수관련 민원 처리실적은 20%에도 못 미치고 있는 상태다.

형산강 수은 오염사태의 본질은 포항시민의 건강한 삶의 영위와 깊은 관련이 있다. 구무천 등의 하천 생태계의 관리와 복원은 그런 점에서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생활폐수 방류와 같은 것이 작을 수없는 것도 이런 이유다.

당국은 형산강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구무천의 오염관리에 보다 더 철저히 나서야 하며 그 원인 규명에도 완벽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