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근대역사 골목길이 이젠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한국인이면 한번은 가봐야 할 장소인 한국관광 100선에도 올랐다. 근대역사 길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김광석 거리도 대구의 새 명소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구의 역사흔적과 대구의 정신 등이 새겨진 장소들이 숨겨진 이야기로 입혀지면서 대구를 알리는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제 강점기 대구의 최고 번화가였으면서도 도심발전 속의 소외지역으로 남아있던 대구 북성로가 요즘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1905년 일본이 대구역을 건설한 이후 자연스럽게 일본자금이 대구로 유입되면서 역세권을 형성한 곳이 대구 북성로다. 1906년 일본제국에 의해 대구읍성 북쪽 1.42km가 허물어지고 이곳에 길이 나고 상권이 형성된다. 당시 조선총독부 관보에 따르면 북성로에는 백화점, 철물점, 곡물상회 등 100개가 넘는 다양한 가게가 있었다고 한다. 대구 최초의 엘리베이트 설치로 유명한 ‘미나카이 백화젼이 있었던 장소다.

6·25전쟁이 나면서 이곳은 미군부대 등에서 흘러나온 군수물자가 쏟아지면서 사람과 물자가 붐비는 장소로 탈바꿈 한다. 전쟁의 피해가 비교적 적었던 지역으로 피난 온 예술인이 삼삼오오 모여 활동을 했던 추억 서린 곳이다. 구상시인의 출판 기념회가 열렸던 ‘꽃자리다방’, 이중섭 화가가 담배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던 ‘백록다방’,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음악감상실 ‘녹향’ 등이 이곳에 있다. 70~80년대 와서 이곳은 전국 최대의 공구골목으로 명성을 날린다. 도면만 있으면 이곳에서는 탱크도 만들 수 있다고 했던 자부심의 동네였다.

대구 근대사의 영욕을 간직한 북성로가 새롭게 조명돼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 도심에 위치하면서 비교적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 한 이곳에서 대구시가 ‘북성 밤마실’ 행사를 벌이고 있다. 북성로 100년 이야기를 탐험하고 이를 주제로 만들어진 콘서트, 뮤지컬, 퍼포먼스 등을 공연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대구 근대역사 길과 통하는 100년의 북성로가 대구의 새 명소로 뜰지 주목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