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원리’
돌링 킨더슬리 편집위원회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생활·3만3천원

최초의 자본주의적 투기라 전해지는 17세기 튤립버블현상에서 최근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암호화폐 뉴스에 이르기까지 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어져 왔다. 돈을 모으고 불리는 수단은 너무나 다양하고 돈이 유통되고 거래되는 경로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최근 출간된 ‘돈의 원리: 인포그래픽 경제 팩트 가이드’(사이언스북스)는 돈과 경제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경제 지식을 알차게 담은 경제 대백과사전이다. 이 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유, 작은 신생 기업이 재정적 실패를 겪는 가장 큰 이유, 과거 튤립버블과 최근의 암호화폐 급등 현상, 주택담보대출의 종류 등 우리가 일상에서 떠올릴 법한 사소한 궁금증부터 다양한 경제 뉴스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시사상식을 두루 담았다.

책은 영국 명문 출판사 돌링 킨더슬리(DK)가 기획했으며 전 세계 7 개국에서 번역·출간됐다. 화려한 인포그래픽에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여 복잡한 돈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사실 여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는 철저히 배제했다. 교과서로는 알 수 없는 경제 원리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청소년이나 경제 보는 눈을 키우고 효율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려는 어른에게도 실용적인 가이드북이다.

이 책은 크게 네 장으로 나눠져 있다. 각각의 장은 ‘돈의 기초’, ‘영리 활동과 금융 기관’, ‘정부 재정과 공적 자금’, ‘개인 금융’이다. 부록으로 실려 있는 ‘우리나라의 돈’장은 한국 독자들을 위해 국내의 경제 전문가가 우리나라의 경제 시스템을 풀어 설명한 장으로, 한국어판에서만 특별히 만나볼 수 있다.

‘돈의 기초’장에서는 돈의 역사와 등장 배경, 근대 경제학의 등장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돈과 가치의 관계를 조명한 게오르크 지멜의 책 ‘돈의 철학’과 토머스 그레셤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는 화폐 법칙 등 화폐에 관한 여러 이론이 소개돼 있다.

‘영리 활동과 금융 기관’에서는 시장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기업과 금융 기관의 경제 활동을 살펴본다. 기업이 자본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금융 상품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금융 기관은 어떤 식으로 돈을 활용해 운영하는지 탐구한다. 2012년 리보 스캔들을 포함해 주식 시장의 흐름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정부 재정과 공적 자금’장을 통해 정부가 한 국가의 경제를 통제하는 방법과 세금으로 재정을 관리하는 법을 알 수 있다. 성공적인 재정 관리를 위해 정부가 관리해야 할 것들과 더불어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에서 일어난 초인플레이션, 2012년 그리스 부도 등 재정 실패의 사례들도 담고 있다.

‘개인 금융’장은 재산을 모으는 여러 가지 수단과 퇴직 생활 이후의 계획, 채무 이용 및 신용 관리 방법과 더불어 디지털 시대의 암호 화폐도 함께 다루고 있다. 주택 구입 자금 대출(mortgage)라는 단어의 유래와 원리, 그 종류가 세부적으로 설명돼 있어 독자들에게 실용적인 도움을 준다. 자산 배분은 전략적인 조합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 개인 투자자에게는 꾸준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 등 모두를 위한 경제 조언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임현준 연구원이 ‘우리나라의 돈’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의 금융 기관과 기업, 조세 제도와 보험 제도 등을 정리한 글을 수록했다. ‘한국은행’, ‘금융 감독 체계’, ‘금융 기관’, ‘기업 회계’, ‘한국거래소’, ‘우리나라의 조세 제도’, ‘4대 보험’, ‘주택 담보 대출과 신용 카드’로 이뤄져 여덟 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이 장을 통해 국내 경제 전문가가 정리한 우리나라의 고유한 경제 시스템을 알아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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