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동해안 교통허브 중심이 되다
⑴ 어촌마을에서 경북 제 1의 도시로

▲ 포항이 동해안 교통허브로 그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사진은 포항IC 전경. /포항시 제공
▲ 포항이 동해안 교통허브로 그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사진은 포항IC 전경. /포항시 제공
경북 동해안은 수 십년간 국토개발에서 소외돼 왔다. 수도권과 서해안이 한 축을 이루며 사통팔달 변해가는 모습과는 반대로, 경주∼포항∼영덕∼울진은 현재까지도 서로를 이어주는 철도는 물론 고속도로마저 없다. 심지어 경북도의 중심기관인 경북도청마저 멀게 느껴질 정도다.

교통허브란 말은 모든 사람과 물자가 모인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한 도시의 발전을 위한 필수 기초인프라가 교통이다. 악조건 속에서 갈길이 멀긴 하지만, 포항시는 나름 경북 제1의 도시라는 위상에 걸맞게 동해안의 교통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포항공항에서부터 멀게는 대구포항고속도로, 가깝게는 KTX 개통 등을 거치며 이미 경북 동해안과 내륙을 이어주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포항은 내륙 및 수도권과 경북동해안 타 지자체를 이어주는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평가한다면 그 위상은 점점 흔들리고 있다.

영천-상주 고속도로 및 영덕∼상주 고속도로 개통으로 동해안의 차량교통이 분산됐고, 관광적인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 서울∼강릉 KTX 개통을 계기로 수도권에서 가장 빠른 동해안이라는 타이틀 역시 강릉에 넘겨줬다. 어찌보면 교통의 오지 지역에서 독점적인 위치로 얻었던 이점들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반면, 동해중부선과 포항∼영덕고속도로 개통 등 긍정적인 미래 또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런 발전 가능성은 경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정부가 러시아와의 스킨십을 넓혀나가고 극동발전에 힘을 쏟기로 한 지금 포항은 그 최적지가 될 수도 있다. 이에 올해로 창간 28돌을 맞은 경북매일신문에서는 포항시가 동해안 교통허브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발전방향 또한 짚어봄으로써 포항시의 교통허브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자 한다.

▲ 지난 2월부터 상업 운항을 시작한 ‘에어포항’ 1호기.               /포항시 제공
▲ 지난 2월부터 상업 운항을 시작한 ‘에어포항’ 1호기. /포항시 제공

국토개발서 소외된 경북동해안의 중심서
포항공항·대구∼포항고속도· KTX 운행 등
내륙·수도권 이어주는 역할 충실히 수행
동해중부선·포항∼영덕고속도 개통 추진에
국제여객선 부두 건설 등 광역교통망 확충 ‘착착’
지역경제·관광산업발전 ‘장밋빛 미러 기대

□ 포항시의 교통 발전

지난 1960년대 경제개발로 말미암은 급속한 도시화와 교외화로 인해 주거지와 직장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며 교통의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도로를 비롯한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도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경북 동해권역은 아직도 서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나 철도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도 포항시는 경북 제1의 도시라는 위상에 걸맞게 KTX개통과 전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및 지역항공사 취항까지 동해안 교통허브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KTX의 개통을 시작으로 고속도로와 철도, 항공 등 교통인프라 확충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오랜 기간 안아왔던 ‘교통오지’라는 불명예를 털어내고 동남권 최대의 교통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KTX의 개통으로 기존 4시간이 걸리던 서울과 포항의 물리적인 거리가 2시간대로 좁혀지면서 포항은 전국 반나절 생활권에 편입됐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사업들이 추진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포항∼울산고속도로와 포항∼영덕 철도 개통이 최근 완료됐고, 앞으로도 ‘동해중부선 철도’, ‘영일만항 인입철도’,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 등의 사업들이 완료되면 전국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동해권역의 도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전국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설립한 지역항공사 ‘에어포항’이 지난 2월 운항을 시작한 이래 제주노선의 탑승률이 평균 70%를 넘어서는 등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영일만항에 위치한 국제여객부두 역시 건설이 본격화되면 포항은 명실공히 철도와 도로, 해상, 항공의 입체적 광역 인프라를 갖춘 교통의 요지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 포항공항에 재취항한 대한항공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 포항공항에 재취항한 대한항공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 ‘철도 르네상스 시대’ 눈앞에

지난 2015년에 개통된 KTX 노선에 이어 올해 말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동해중부선 및 영일만항 인입철도가 완료되면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해권역은 ‘교통혁명’으로 불릴 만큼 큰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과 삼척을 연결하는 동해중부선의 경우, 현재 자동차로 3시간이 넘게 걸리던 거리가 철길이 연결되면 1시간 10분대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우선 포항과 영덕을 잇는 구간은 지난 1월 개통되면서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포항과 경주, 울산을 연결하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부산을 시작으로 울산과 신경주, 포항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기존의 64분에서 48분으로 크게 단축되고 한반도 동남권의 관광 특화 상품으로도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KTX 포항역과 영일만항을 잇는 11.3㎞구간의 영일만항 인입철도도 내년 조기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인입철도가 완공되면 영일만항과 배후산업단지의 수출·입 화물의 수송이 용이해지면서 물류비 절감은 물론 물동량 확보에도 크게 기여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KTX 개통에 이어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와 동해중부선의 연결, 그리고 영일만항 인입철도가 완공되면 포항은 동해안의 교통 요충지뿐만 아니라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면서 “장기적으로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대역사의 일환이 된다는 측면에서 포항을 중심으로 한 철도의 개통은 포항뿐만 아니라 동해안 일대의 획기적인 발전의 출발졈이라고 말했다.

□ 고속도로 개통으로 ‘더’ 빨라진 포항

지난 2016년에 개통된 포항∼울산 고속도로는 ‘국내에서 가장 철(鐵)을 많이 생산하는 도시, 포항’과 ‘국내에서 가장 철(鐵)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도시, 울산’을 30분대에 연결한다는 의미와 함께 두 도시 간의 원활한 산업물동량 이동을 비롯해 인적·물적 자원의 활발한 교류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의 개통은 지금까지 서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한 L자형 국토개발 추진 형태에서 서해를 시작으로 남해와 동해안으로 연결되는 U자형 국토개발의 첫 삽을 뜨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여기에 동해안 권역의 균형발전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포항∼영덕 간의 고속도로 건설사업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포항과 영덕을 잇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지난해 개통된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와 상주∼영천 간 고속도로 등과 연결돼 경북 북부권의 접근성이 한결 편리해지는 한편,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와 연계를 통해 관광 활성화 등 경북 동해권역의 발전에 기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난 2015년 KTX 노선 개통으로 새로 문을 연 포항역.  /포항시 제공
▲ 지난 2015년 KTX 노선 개통으로 새로 문을 연 포항역. /포항시 제공

□ 하늘 길에 바닷길도 ‘활짝’

국내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설립된 지역항공사인 ‘에어포항’이 지난 2월부터 본격적인 상업 운항을 시작했다. 50인승 항공기(CRJ-200) 2대로 포항∼김포 간과 포항∼제주 간을 하루 4편 왕복 운항하고 있다. 현재까지 ‘에어포항’의 전체 탑승객은 1만6천여 명으로 63%의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제주노선의 탑승객은 76%를 넘는 9천여명에 이르는 등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결과가 경북 동해안의 획기적인 교통여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한 만큼 포항시도 지역항공사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강덕 시장은 “에어포항의 취항은 앞으로 교통여건 개선과 더불어 경북 동해안지역의 관광 및 물류산업 발전에 일정 기여를 할 것”이라면서 “우선 그동안 적자로 운영됐던 포항공항을 활성화하고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서울과 제주를 연결하는 교통 접근성을 개선해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영일만항을 환동해권 북방교역의 거점항만으로 육성하고 해양관광사업의 활성화를 목표로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 건설 등의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 구체적인 결과물들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국제여객부두가 건설되면 영일만항은 페리선의 운행 활성화와 환동해권을 순회하는 크루즈 노선의 기항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관광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포항이 국제관광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이 같은 입체적인 광역 교통 인프라의 구축을 기반으로 지역중심의 경제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인구 증가와 함께 지역 산업의 클러스터 형성, 포항만의 철강산업 기반과 세계 수준의 첨단과학 기반을 연계한 융합산업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광역교통망 확충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포항뿐만 아니라 동해안을 아우르는 지역경제와 관광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업들을 조기에 완공해서 포항이 환동해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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