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내방가사화전놀이회의 지난 화전놀이 행사 모습. /영남내방가사화전놀이회 제공

온갖 봄꽃이 다투어 피었다가 지는 아름다운 꽃철이다.

전통적으로 여성들은 이 계절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일년에 단 하루, 멋진 소풍을 감행했는데 바로 화전놀이였다.

삼국시대 김유신 가문의 여성들이 재매곡이라는 가까운 골에서 꽃놀이를 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있을 정도로 봄날 여성의 화전놀이 역사는 오래되고 깊다.

특히 화전놀이에서 화전가를 짓고 낭송하는 문학적 향유와 전승이 있는 경북지역은 단지 놀이에 그치는 여느 지역의 화전놀이와는 차별성이 있었다.

영남내방가사화전놀이회(회장 유복혜)가 차(茶)와 함께 즐기는 화전놀이 행사를 펼친다.

21일 오후 2시부터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 심수정에서 열리는 ‘2018 영남내방가사 화전놀이 행사’는 영남내방가사화전놀이회가 주최하고 포항차인회, 포항회명차회, 울산학림차회, 위덕대양동문화연구소, 양동마을체험위원회 등이 후원한다.

부녀자들이 화창한 봄날 산야로 나가 진달래꽃을 뜯어다가 쌀가루에 반죽하고, 기름을 발라 지져 먹는 화전놀이. 예로부터 산에 진달래꽃이 만발하고 벌, 나비들이 봄을 알리는 삼월 삼짇날(음력 3월 3일)에는 화전놀이를 했다. 하룻동안 화전놀이에 대한 추억을 화전가라는 가사(歌辭)로 지어 서로 돌려가며 낭송하고 평가하는 글짓기의 전통이 아직도 경북지역에는 남아있다.

▲ 영남내방가사화전놀이회의 지난 화전놀이 행사 모습.   /영남내방가사화전놀이회 제공
▲ 영남내방가사화전놀이회의 지난 화전놀이 행사 모습. /영남내방가사화전놀이회 제공

유복혜 영남내방가사화전놀이회장은 “화전놀이는 19세기 이후 영남지역 동족부락의 여성들이 청명절을 전후한 봄철, 가까운 산이나 들로 나가 하루의 풍류를 즐기는 놀이로서 진달래꽃으로 장식한 화전을 구우며 식사 등을 하는 여흥이면서 여성풍류이었다”며 “화전놀이를 재현해 전통문화를 보존 발전시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전통 문화의 멋과 맛을 오감으로 체험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는 화전놀이와 체험, 화전가 창작·낭송, 징금이타령과 함께 뒤풀이, 다례체험장으로 구성된다. 화전가는 화전놀이에 대한 추억을 가사(歌辭)로 지어 서로 돌려가며 낭송하는 것으로 전국내방가사전승보존회에서 화전가 창작과 낭송을 시연한다.

한편, 영남내방가사화전놀이회는 2007년 위덕대 평생교육원 내방가사 프로그램 과정 졸업생들이 모여 영남지역만의 특별한 역사적 전통놀이인 화전놀이에 자긍심을 갖고 과거를 재현하고 현재와 미래를 창조적으로 잇고자 결성했다.

그해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서 첫번째 화전놀이 행사를 개최한 이래 매년 경북 일원에서 화전놀이 행사를 열어오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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