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경 조

하늘과 물안개 하나 된 공산폭포

이쯤에서 한번 뒤돌아보거라

아래로만 흘러가는 물결에도

탐욕이 실리는지

절벽이다

온몸 얼얼하도록 채찍질하는

맵고 뜨겁고 차디찬 낙차에

무섭게 붉어진 개옻단풍 가지 사이로

얘야, 여기 피해 갈 생이란 없단다

어머니 목소리에

살얼음 끼는 소리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폭포는 자연의 순리, 이치임을 어찌 모르겠는가. 그러나 시인은 맵고 뜨겁고 차디찬 폭포의 낙차를 얘기하면서 우리네 삶의 자세, 태도를 한번쯤 돌아보고 성찰하라고 일러주고 있다. 폭포라는 자연물을 내세워 우리의 신념, 가치가 정말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져주는 시인정신을 엿볼 수 있는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