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공천 탈락자들
민주·바른미래당보다
무소속 출마 가닥 잡아
기초장·광역의원 인물난
한국당은 공천 후유증 심각

6·13지방선거 후보공천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시도당은 심각한 공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1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전날인 15일에도 공천에 탈락한 최양식 경주시장 지지자 100여명이 공관위 회의실을 점거하는 사태로까지 번지며 심각한 공천 내홍에 시달리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자들은 대부분 기초의원에만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인물난에 봉착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대구 공략을 위해 인재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기초의원에는 후보들이 몰리면서 경선까지 할 정도인 데 반해 기초단체장이나 광역의원 후보는 심각한 인물난에 빠지는 등 지나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초의원의 경우 대구북구 사 선거구는 이례적으로 복수 후보까지 낼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민주당 사상 처음으로 대구시장 후보 경선전을 벌이고 있지만, 광역단체장과 호흡을 같이하고 선거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는 태부족이다.

민주당은 현재 기초단체장 후보로는 수성구와 북구, 서구에 이어 지난 13일 2차로 서재헌 전 청년위원회 대변인을 동구청장 후보로 공천하고, 남구청장에 김현철 전 남구의회 의장을 영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머지 중구와 달서구, 달성군은 적절한 후보가 없어 추가 공모를 해야 할 처지다. 당초 8개 구·군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는 계획이 점점 목표에서 멀어지고 있다. 심지어 대구 광역의원 선거구 27곳 중 무려 20곳에서 적절한 후보를 찾지 못해 추가 공모 대상 지역으로 넘겼다.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워 자유한국당 공천 탈락 예상자를 대상으로 이른바 ‘이삭 줍기’ 등에도 상당한 공을 들었지만, 대부분 영입이 성사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후보와 겨뤄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대구 모 기초단체장 후보의 경우 한국당 공천 이전부터 무소속 출마가 거론되면서 민주당 고위인사가 직접 찾아가 여당후보로 출마해줄 것을 몇번에 걸쳐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아 영입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경북의 모 기초단체장도 여당 유력 인사가 전화를 통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줄 것을 타진했으나 역시 영입이 불발됐다.

이같이 한국당 출신 인사들에 대한 인재영입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대구·경북지역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한국당 공천에 탈락되더라도 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을 선택하기보다 무소속으로 출전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대구·경북이 자유한국당 강세 지역인데다 영입 대상 인물들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영입대상 인사는 당 내부의 봉합되지 않는 당내 갈등과 정체성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민주당 대구시당 공천에서 당을 위해 헌신해 온 인사보다는 계파간 안배로 보이는 공천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되면서 다음 선거를 기약할 수 없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한국당 공천 탈락자들도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인사를 제외하곤 대부분 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을 선호하지 않고 무소속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며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는 이삭줍기 등 인재 영입은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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