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댓글조작혐의로 구속된 김모(48)씨의 닉네임 ‘드루킹’이 4월 임시국회를 뒤흔드는 파괴력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원인 그는 2009년부터 인터넷공간에서 쓰는 자신의 닉네임을 ‘드루킹’으로 써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와우)’에 나오는 ‘드루이드(고대 유럽의 마법사)’에서 따왔다고 보고 있다.

드루킹은 ‘드루이드의 왕(King)’이라는 의미로 풀이되며 김씨의 트위터 계정 역시 ‘D-ruking’으로 개설돼있다. 김 씨는 최근까지 ‘이니(문재인 대통령의 애칭)하고 싶은 거 다 해’ 등의 제목으로 친여권 성향의 시사 팟캐스트와 유튜브 채널도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사건이 알려진 것은 지난 1월 인터넷 포털에서 집중적으로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을 쓰고 해당 댓글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3명이 민주당 당원으로 밝혀지면서부터다. 이 가운데 주범 격인 김 씨가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김경수 의원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야당에서 여권발 댓글조작의혹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알려진 김 의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김씨가 지난 대선 당시 자발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알리는 온라인 활동을 벌인 뒤 자신에게 무리한 인사 청탁을 했다가 거절당하자 반감을 품고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현 정부를 악의적으로 비난한 것이 이 사건 본질”이라고 언급했다.

경찰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탄핵으로 대통령에서 파면된 박근혜 정부가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국민적 비난을 샀던 것을 생각하면 한점 의혹없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정치홍보 기법으로 SNS를 활용하는 방법이 여러 모로 활용돼 왔지만 이번 드루킹 사건처럼 몇몇 인물들의 고의적인 댓글조작 사건이 경찰에 의해 단속되고, 피의자가 정권의 핵심인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은 흔치않은 일이다.

벌써부터 SNS에서는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는 속담에 빗대 ‘댓글로 흥한 자는 댓글로 망한다’는 비아냥이 전파되고 있다. 민심은 천심이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시도가 있어선 안 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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