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에 이어 김종국도 ‘화제’
연예인 못지않은 ‘엄마’들 매력
시청률 20% 넘나들며 인기몰이

▲ SBS ‘미운 우리 새끼’. /SBS 제공
SBS TV ‘미운 우리 새끼’가 시청률 20%를 넘나들며 ‘현존 최고 예능’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8월 시작한 ‘미운 우리 새끼’는 온갖 관찰예능이 쏟아지는 현실에서 2년째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청률 10%가 어려운 시대에 ‘미운 우리 새끼’는 20%를 넘나들고 있고, 광고주들이 주목하는 2049 시청률에서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 남녀노소가 ‘본방 사수’…시청률 20%의 괴력

일요일 밤 9시에 방송되는 ‘미운 우리 새끼’는 일요일 최강자인 것은 물론 현재방송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 인기다.

지난 8일 방송된 82회에서 시청률 16.5%~20.4%를 기록하며 두 달 만에 20%를 다시 넘어선 ‘미운 우리 새끼’는 화제성이 떨어질 만하면 적절한 선수교체와 게스트 섭외로 계속해서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던 ‘미운 우리 새끼’는 2017년 4월 일요일 밤 9시15분으로 자리로 옮기면서 고민이 많았다. 금요일 밤에 잘하고 있는데, 젊은층의 호응도좋은데, 일요일로 시간을 옮겼다가 자칫 망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제작진 사이에서 싹텄다.

그러나 ‘미운 우리 새끼’는 자리를 옮기자마자 시청률이 상승세를 타더니 한달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했고, 이후 종종 20%를 넘어서는 괴력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편성 변경이 시청층을 넓히는 신의 한수가 됐다. 남녀노소가 ‘본방 사수’를 할 수 있고, 실제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된 것이다.

◇ 적절한 선수교체… 김종국 신선한 화제몰이

요즘 ‘미운 우리 새끼’ 최대 화제는 가수 김종국이 책임지고 있다. 김건모-이상민이 주도하던 화제를 김종국이 이어받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 2월25일 방송부터 출연하고 있는 김종국은 42년 평생 처음으로 집에서 독립하면서 이 관찰 예능에 참여했다.

그는 ‘말로만 듣던’ 엄청난 절약 정신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탈장 수술을 받는 부분도 공개하면서 기존 출연자들과는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물값, 휴지값을 따지고, 집안 불을 소등하며 전기값을 아끼는 김종국의 절약 정신은 웃음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간은 이상민이 엄청난 빚의 무게로 인해, ‘타의’에 의해 초절약하는 생활을 해야 했던 것과 달리, 김종국이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절약 DNA’로 무장해 생활하는 모습은 부모 세대에게는 공감을 일으키고 자식 세대에게는 ‘신세계’와 같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에게 집중된 관심은 급기야 지난 8일 김종민이 김종국의 집을 찾아 오징어 먹물 수타면을 만들어주겠다고 법석을 떠는 내용에서 ‘미운 우리 새끼’가 시청률 20% 고지를 다시 밟게 했다.

기존 출연진도 여전히 ‘제몫’을 한다. ‘재미’를 인생의 모토로 삼은 김건모는 매회 생각지도 못한 희한하고 독특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있고, 박수홍 역시 윤정수, 홍진영 등 동료 친구들과 함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끊임없이 이어간다.

‘궁상민’ 이상민이 방송활동이 활발한 것에 자신감을 얻어 신용카드를 다시 만들어보려고 도전했다가 여전히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좌절하는 에피소드 등은 ‘각본없는 드라마’다. 토니 안은 샘 오취리와 함께 저 먼 아프리카 가나까지 원정을 다녀오기도 했다.

◇ 순박하고 정겨운 ‘엄마’들…적절한 게스트 투입도 맛 살려

SBS는 지난 연말 ‘2017 SBS 연예대상’을 유재석, 신동엽, 김병만이 아닌 ‘미운 우리 새끼’의 ‘엄마’들에게 안겼다. 김건모의 어머니 이선미 씨, 박수홍의 어머니 지인숙 씨, 토니 안의 어머니 이옥진 씨, 이상민의 어머니 임여순 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예능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대상 시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미운 우리 새끼’가 현존 최고 예능이 되는 데는 이들 ‘엄마’ 출연자들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엄마들이 넣는 추임새와 솔직한 감정 표현, 정겹고 푸근한 태도와 반응이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스튜디오에 나와서 경직된 모습을 숨기지 못했던 엄마들은 어느새 자연스러워진 모습을 보여주며 한층 프로그램에 활기를 준다. 사실은 ‘할머니’뻘인 엄마들이 여전히 다 큰 아들 자식 때문에 속을 끓이고, MC인 신동엽-서장훈과 주거니 받거니 농담을 하고 입씨름을 하는 모습은 도란도란 정겨운 사랑방을 관찰하는 느낌이다.

엄마들이 게스트에게 격하게 호응하는 것 역시 재미다. 예쁜 여자 연예인이 나오면 길가다 스타를 본 여느 아줌마들처럼 두 팔 벌려 환호하며 ‘스타 탐구’에 몰입하는 순수한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다. ‘왕년의 개그계 신사’ 주병진이 나오자 이구동성 “팬이었다”며 영광스러워하고, 소녀처럼 까르르르 웃는 모습 등은 ‘미운 우리 새끼’의 또다른 볼거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