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공방 -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 꿈틀로’ 탐방
(6) 포담(Podam) 갤러리 이광근 대표

▲ 이광근 포담 갤러리 대표가 포슬린아트 작가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꿈틀로에는 작가들만 있는 게 아니다.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면서 작품 전시, 판매를 기획하는 사람도 있다. 포담(Podam) 갤러리 이광근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무역업에 종사하던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7월 우연히 포항의 한 포슬린아트 공방에 들렀다가 한눈에 포슬린아트에 매료됐다. 포슬린아트가 작품성이 뛰어난 것은 물론 실용성과 상품성 면에서도 매력이 상당하는 걸 간파했다. 무역업 종사자의 직관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지역에서 포슬린아트는 상품으로서 제자리를 잡고 있지 못했다. 작가들은 작품 제작에는 뛰어나지만 판매에는 경험도 없고 방법도 잘 몰랐다. 무엇보다 수요처를 개발하지 못했다. 작가 개개인이 지역에서 포슬린아트 시장을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애당초 무리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가들은 작품 제작과 교육에 집중하고 판매는 부업으로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작가들 창작활동 지원하면서
작품 전시·판매 기획하는 사업
포슬린아트상품 해외수출 준비

이 대표는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포슬린아트 전시와 판매를 겸한 사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구체적으로 아트숍과 갤러리를 겸한 사업을 구상하던 차에 꿈틀로를 만나게 됐다.

“꿈틀로에 입주하게 된 게 큰 행운이지요. 제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주어진 것이니까요.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과 어울리면서 작가들이 처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고, 제 생각도 다듬을 수 있게 됐지요.”

이 대표는 꿈틀로에서 적극적인 활동파에 속한다. 작가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현안에 대해 의사표현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사업 구상도 담대하다. 포슬린아트상품의 해외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아트상품 판매가 여의치 않은 여건에서 해외수출을 준비한다니, 동료작가들조차 뜨악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해외아트상품 딜러와 접촉하고 작품 샘플을 보내는 등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를 해나갔다.

▲ 포담갤러리에서 판매되는 포슬린아트 상품들.
▲ 포담갤러리에서 판매되는 포슬린아트 상품들.

그러던 차에 호재를 만났다. 사회적협동조합인 포항나눔지역자활센터(센터장 송애경)의 지원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일자리 취약계층 8명을 선발해 포슬린아트 페인팅 이론 및 실기교육을 하고, 이들의 솜씨로 만들어진 작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사업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교육생으로 선발된 김덕순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한다. “자기에 꽃을 그리면서 꽃의 생명력을 새롭게 느끼게 됐습니다.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지요. 내가 만든 작품이 해외에 판매될 수 있다고 하니 뿌듯하기도 합니다.”

일자리 취약계층에게 예술교육을 시행하고, 이를 통해 생산된 아트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시도는 지역에서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소식을 접한 꿈틀로 작가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포담갤러리를 바라보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지역 문화예술계에 신선한 자극을 줄 것이다. 덕분에 포담갤러리는 꿈틀로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가장 활기찬 곳이 됐다. 여러 사람들이 오가고, 교육 열기가 그 어느 곳보다 뜨겁다. 이 활기와 열기가 지역 문화예술계의 새 길을 여는 촉매가 되기를 기대한다.

포담 갤러리에서는 포슬린아트 상품이 커피잔 1세트 5만∼7만원. 티포트 12만∼15만원, 슈거볼 4만∼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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