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윤곽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등으로 사퇴한 박인규 전 DGB 금융지주회장 겸 대구은행장 후임 선정 문제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DGB 금융지주는 그저께 열린 이사회에서 지주회장과 대구은행장을 분리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번 결론에 대해 DGB 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회장과 행장 겸임이냐 분리냐 하는 그간의 갑론을박은 투톱 체제로 종결 났다. 대구은행 사상 처음이다. 1은행 체제인 DGB는 대구은행 비중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아 2은행 체제인 타 지역은행과는 입장이 달라 경영효율성 측면에서 겸임 유지에 대한 지지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배구조 분리가 금융권의 대세로 나타난 만큼 DGB 금융도 따르는 것이 순리로 보인다. 지배구조 문제로 새롭게 논란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 투톱체제로 인한 문제는 앞으로 운영과정에서 조직이 보완해 나가야 하는 숙제로 두어야 한다. 어쨌든 이번 결정으로 DGB 금융은 지주회장 후보는 개방형 공모로, 은행장 후보는 DGB 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전현직 경영진 가운데 공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부터는 조직을 정상화 시키는데 임직원 모두가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대구은행은 이번 이사회가 열리기 전 임직원 3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직 정상화 관련한 설문조사를 했다. 많은 직원들이 차기 CEO의 덕목으로 조직관리 능력과 도덕성, 책임감을 우선 조건으로 꼽았다고 한다. 이사회도 직원 여론뿐 아니라 지역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내외에서 수렴된 여론을 바탕으로 하루빨리 경영 정상화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1967년 전국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출발한 대구은행은 반세기를 거치면서 내 외형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찰의 수사로 시작된 경영위기는 행장 사퇴로까지 번지면서 지금은 전례 없는 경영공백을 맞고 있다. 또 지역은행에 대한 지역민의 실망감도 적지 않아 은행이 받은 충격도 만만찮다.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이유도 이런데 있다.

DGB 금융은 무엇보다 내부의 결속을 통해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 은행경영 정상화를 통해 대구은행을 아끼고 응원을 해 온 지역민에게 보다 높은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

‘대구의 돈은 대구은행으로’라고 하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던 대구은행은 지역민과는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에 있다. 지역은행의 특수성을 말한다. 그동안 지역의 중소기업 전담 금융기관으로서 해왔던 기능과 역할을 넘어 지역경제의 주체로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제 은행은 임직원이 함께 지혜를 모으고 지역사회가 신임할 수 있는 환골탈태의 자세로 지역사회에 다가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