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수시 없어지면
11월1일께 수능→11월말 원서
전형기간 4개월 이하로 줄어
6회 안팎 대입지원 기회 부여
대학입장선 평가에 어려움 발생

교육부가 11일 공개한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보면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통합하는 방안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개편 시안이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지난 1997학년도에 도입된 수시모집 제도가 2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시모집은 도입 당시 전체 모집인원의 1.4%를 선발했으나, 10년 뒤인 2007학년도에는 전체 모집인원의 51.5%를 뽑아 정시모집 비중을 넘어섰다. 여기에 10년 뒤인 2017학년도에는 69.9%까지 선발비중이 확대됐다. 하지만 시기상 고3 수험생들이 자신의 수능 점수를 알지 못한 채 대학에 지원해야 하며 수시·정시모집을 함께 준비하는 경우 교과성적·비교과활동·수능에 대한 수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의 핵심인 ‘선발 시기’ 문제 해결을 위해 수시·정시를 통합하고 수능 이후에 전형을 하는 안을 제1안으로 제시했다. 교육부가 예시한 일정을 보면 수능을 지금보다 약 2주 앞당긴 11월 1일께 치르고 11월 20일께 성적을 발표하면 같은 달 말부터 대학이 원서를 접수하고 전형을 할 수 있다. 고교 3학년 2학기 성적은 교과성적과 출결상황만 대학에 제공하고, 학생마다 6회 안팎의 대입 지원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본인의 수능 성적을 모르는 채 대입 지원을 하는 문제도 없앨 수 있다.

또한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이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도 정시전형에 지원할 수 없었던 수시모집 합격 대학에 등록해야 하는 경우도 없어진다. 여기에 9월 수시모집 시작과 함께 3학년 2학기 교실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도 방지할 수 있다. 수시 모집에 응시하는 학생, 수시 모집 합격자와 정시 준비 학생이 구분되다 보니 그동안 3학년 2학기에는 정상적인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와 함께 약 6개월이 소요되던 전형기간이 11월 말부터 다음 해 2월까지 4개월 이하로 줄어들고 전형 유형도 단순해지는 장점도 있다. 다만, 현재 학생마다 수시모집에 6회, 정시모집에 3회를 지원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시·정시모집이 통합될 경우 학생들의 대입 지원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는 이를 고려해 2018학년도 1인당 평균 대입 지원 횟수가 수시 4.6회, 정시 2.8회인 점을 주목하고 6회 안팎의 지원을 허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 모집단위와 전형요소 등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수시·정시를 통합해도 6번 정도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학교별로 전형 일정이 겹칠 수 있어 학생들이 원서를 내는 횟수는 이보다 약간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 입장에서는 교과성적 외에 학생의 다양한 면을 살펴봐야 하는 학종 전형의 경우 전형기간이 줄면 내실있는 학생 평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형기간이 연말로 밀리면 추가합격자 발표가 늦고, 지방대와 전문대 등 일부 대학의 경우 등록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으면 학교가 2월 말까지 학생 충원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일반대학의 전형 일정에 영향을 받는 전문대 등은 3월까지 충원이 어려워 새학기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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